외톨이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푸른도서관 39
김인해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딸아이를 바라보는 나 역시도 사춘기를 앓는 당사자인 딸아이만큼이나 혼란과 불안인 요즘이라고나 할까....
어제는 딸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배정원서 작성을 위한 학부모 설명회가 있다하여 참석했는데 중학교 입학을 앞둔 6학년 학부모들이 적지 않게 참석했다. 슬라이드와 함께 조목조목 짚어주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있자니 새삼 딸아이의 모습이 현실로 다가왔다. 어느새 훌쩍 자라 중학생이 된다니...... 

언제부턴가 하나둘 피어나던 여드름도 어느덧 익숙하게 다가오는데 문득문득 반항기담긴 시선이나 삐딱한 말투는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아직 어린 것이 어디서 괘씸하게......

그래서인지 청소년기의 아이들의 생활을 바탕으로 심리를 엿볼 수 있는 세 편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 예사롭지 않게 읽혀졌다. 혹시 내 아이도 직.간접적으로 겪게될 상황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스치고 지나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집보다는 학교, 학원에서 또래아이들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는만큼 그들의 관계에 대한 관심은 당사자인 아이들이나 부모들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친구들에 대한 특별한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한 때에는 더욱 그렇다. 특히라도 또래 아이들로부터 왕따라도 당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기는 어쩌면 아이들보다 부모들이 더 심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전학조차 쉽게 하지 못하는 요즘이 아닌가. 

과거 또래 아이들끼리는 멀고 가까움이 없이 친구라며 부르고 어울려다니던 시절에 비하면 요즘에는 좁은 교실안에서조차도 '절친'이란 말로 특별한 관계를 내세우고는 한다. 반친구는 그냥 반친구일뿐, 진짜(?)친구는 절친이라는 것일까?? 

저학년때 친구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조바심내던 딸아이가 어느새 밤 늦게 까지 문자를 주고받으며 주말이나 휴일이면 따로 만나 어설픈(?) 쇼핑 흉내를 내는 것을 보노라면 정말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영화까지도 보고 오니 말이다. 초등생이라고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예전같지 않은 요즘 아이들의 모습에 살짝 긴장하게 된다. 겁이라고는 전혀 없는 것 같아서 말이다.

어찌보면 대단하지도 않은 일(도서관이나 화장실에서 바람 맞힌 것?)로 재민이에게 괘씸함을 갖게된 시욱의 모습을 보자면, 그 이유가 다름아닌 2반의 쩨쩨한 남자로 불리게 될까봐서이다. 호영이가 호떡으로 불리는 연유를 잘 아는 때문이다.
시욱과 재민.. 둘만의 친밀감이나 우정같은 것보다는 다른 아이들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이 더욱 중요한 탓일까?? 

문득, '관계'에 대한 진지함이 상실된 탓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위 사람들의 생각이야 어떻든 둘만의 관계가 진심이고 진지하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과거의 '친구'가 아니었을까....
시대가 변하고 세태가 달라진만큼 친구에 대한 생각도 달라진 요즘 아이들의 모습일까 싶은 생각이 새삼스레 밀려온다.   

자신 스스로보다는 상대방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자신의 모습에 더 의미를 두는 요즘이다보니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없다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주인공 시욱이 재민에게 주먹을 날리는 것처럼. 그러나 그 주먹은 다름아닌 자신을 향해 되돌아오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뒤늦은 후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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