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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클럽 ㅣ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17
스테판 다니엘 지음, 에스더 그림, 김주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특히, 우리와 문화와 생활습관, 가치관 등등이 다른 여러나라 아이들의 일상을 다룬 책들도 적지않다. 아니 어쩌면 번역도서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다른 나라 아이들의 생활을 소재로 한 책을 읽다보면 가끔은 문화적 가치관의 차이로 인해 생소함도 느끼지만 굳이 이런 것까지야...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때가 종종있다. 물론 어느 관점에서는 세계화를 지향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거짓말클럽'이란 제목이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같은 이 책은 한창 거짓말에 재미(?)를 느낄 시기의 아이들의 심리를 생활 속의 에피소드로 잘 엮어내고 있다. 장난꾸러기같은 아이들이 거짓말의 쏠쏠한 재미를 느껴 시작된 '거짓말클럽'은 제법 그 모양새가 그럴듯하다.
미국 뉴욕에서 전학온 주인공 마르탱의 인사말을 온전히 거짓말로 판단해버린 거짓말클럽의 세 악동은 그를 클럽의 신입회원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며 가입을 권유한다. 그리고 들려주는 주의사항 몇 가지는 다름아닌, 클럽의 존재는 극비이며 시험에 통과해야만 정식회원이 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정식회원이 되기위해 통과해야 할 시험이란 주위의 모든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것, 단 클럽회원들사이에서는 거짓말은 금물! 또 자신이 한 거짓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하고, 거짓말 점수를 매기는데 수긍할 만한 거짓말만 해야한다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의 엉터리괴짜 클럽치고는 제법 규칙이 그럴듯하다. 아니 오히려 바짝 긴장케 한다. 자신이 한 거짓말을 기억해야 하고, 얼토당토 않은 거짓말은 안된다니..... 그래서인지 주인공 마르탱도 살짝 긴장하지만, 전학온 첫날부터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며 접근한 아이들의 관심과 호의를 차마 저버리지 못한다.
그리고, 시작된 마르탱의 정회원이 되기위한 거짓말이 시작된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 거짓말을 할 때의 그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마르탱 역시 떨고있지만 선생님을 비롯하여 반 아이들이 자신의 거짓말에 깜쪽같이 속아넘어가는 그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인지 마르탱의 머리속은 더욱더 열심히 그럴듯한 거짓말을 제조해 내기에 바쁘다.
하지만, 극비클럽인 거짓말클럽의 존재를 알고 있는듯한 클라라는 마르탱을 비롯한 거짓말클럽 멤버들을 항상 긴장케 한다. 게다가 그들 스스로 정한 규칙, 자신이 한 거짓말을 항상 기억하고 그에 어긋나지 않게 거짓말을 계속하려니 점점더 그들을 짓누르는 거짓말의 무게는 더해만 간다. 물론 예상치 못했던 긍정적인 점도 눈에 띈다. 작년 농장견학 때 승마를 할줄 안다고 했다가 마침내는 말 전문가가 되기에 이른 새미와 유명인의 사인이 담긴 공책으로 인해 유명인사들의 정보에 전문가가 된 코랑탱처럼 말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클럽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극비클럽이라 철썩같이 믿으며, 또한 그들의 깜쪽같은 거짓말은 선생님과 반 아이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다며 기뻐하는만큼 새로운 거짓말에 대한 부담을 동시에 느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굳이 거짓말은 나쁜 것이며 자꾸만 하다보면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되어 나중에는 양치기 소년처럼 된다는 교훈을 들먹거리지 않아도 스스로 깨달아 가는 아이들. 게다가 그들이 깜쪽같이 속였다고 생각하는 선생님은 아이들의 거짓말을 즐거운 놀이쯤으로 여기며 봐주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선생님과 아빠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을 돌보는 어른들의 여유로운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이야기다.
우리도 또 우리의 아이들도 그들처럼 여유로운 일상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