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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1 - 눈동자의 집, 개정판 ㅣ 위험한 대결
레모니 스니켓 지음, 한지희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5박 6일간 딸아이와의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받아든 이 책!
작년부턴가 <해리 포터>시리즈에 흠뻑 빠져 벌써 대여섯 번째 완독을 하고 있는 딸아이는 여간해서는 그와 비슷한 류의 작품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듯하다. 이른바 '해리 포터'홀릭이라고나 해야할까.....
아무튼, 그런 딸아이가 이 책을 건네주자 반신반의(?)하면서 읽기시작하더니 어느새 곁에 다가와 '엄마~ 이 책 13권까지 있는데....'라며 슬며시 나의 반응을 살핀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단지 '그래서?'였다. 그러자 더욱 나의 눈치를 살피는 딸아이는 '읽고 싶은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행복한 아이들의 행복한 이야기를 읽고 싶은 독자라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이 책을 내려놓고 다른 책을 찾아보세요.'라며 깊은 애정을 전한다는 뒷표지에 담긴 작가의 말이 몹시도 아이러니하게 느껴져 내용이 더욱 궁금하게 다가왔다.
딸아이의 반응도 그렇고 작가의 글도 그렇고 이래저래 <위험한 대결>속으로 빠져들었다.
갑작스레(정말 갑작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는 화재사고로) 부모를 잃게된 세 남매, 바이올렛과 클로스 그리고 어린 서니.
이른 아침 해변가에 나간 세 남매에게 저승사자처럼 나타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전해준 포 아저씨는 이후 부모님의 유언을 집행하게 되지만 순순히 아이들의 편(?)은 아닌 것도 같다. 아이들의 유산을 관리한다는 그가 다소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아무튼, 부모님의 유언에 따라 세 남매가 맡겨진 곳은 다름아닌 여태까지 아이들이 이름도 들어 본 적 없는 낯선 사람이나 마찬가지인, 먼 친적뻘이 된다는 올라프 백작!
'백작'이라는 칭호가 석연찮게 느껴지는데 아니나다를까 그는 아이들의 위한 선의의 후견인이 아니었다. 다만 아이들에게 남겨진 어마어마한 상속에 흑심을 품고 있었을 뿐.......
다행히도 꼬마 책벌레로 온갖 지식들을 머릿속에 쌓아왔던 클로스가 올라프 백작의 속셈을 눈치 채고, 그 사실을 바이올렛에게 알려준다. 평소 기발한 발명에 관심이 많은 바이올렛은 올라프 백작의 아찔한 계략에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안타깝게도 막내 서니를 구하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어이없는 연극 <경이로운 결혼>에 출연하게 된다. 올라프 백작의 각본대로 말이다.
하지만, 지혜로운 첫째 바이올렛의 기지로 올라프 백작의 꿍꿍이는 수포로 돌아가고 마침내 그의 계략도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전개라 할 수 있겠다. 저자의 경고(행복한 결말의 이야기가 아니라는)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도 예기치 못한(아니 어쩌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올라프 백작 일당의 사라짐(도주?)로 세 남매는 다시금 미지의 운명에 맡겨지게 된다.
아직은 세 남매에게 느닷없이 닥친 시련으로 인한 도입부나 다름없어서일까. 그다지 놀라울 것없는 사건으로 1부는 끝을 맺고 있다. 과연 저자의 의미심장한 경고가 와닿는 부분은 어디쯤일지 사뭇 기대가 돼 마음은 이미 마지막 권인 13권 <최후의 대결>로 달려가고 있다.
짐작컨대 딸아이의 바람도 바람이지만 레모니 스니켓 작가의 경고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가까운 시일 내에 나머지 책들을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