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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협상, 찰나의 설득 -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超설득의 심리학
케빈 더튼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여러 가지로 설명하여 (타인을) 납득시킨다는 사전적 의미를 담고 있는 '설득'은 비단 고객을 설득하는 영업직에 종사하는 일부의 사람들에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나'아닌 사람들(즉, 타인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자신이 의식하든 그렇지 않든 하루에도 적지않은 '설득'의 기회를 엿보며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단순히 초등생 딸아이를 키우며 가사일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평범한 주부인 나조차도 돌이켜 생각해보면 고객을 설득하는 영업사원 못지 않게 하루에도 몇번씩 설득의 순간에 마른 침을 삼키고는 하니 말이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한창 여름방학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딸아이와 온종일 함께 하다보니 조금이라도 책상앞에 앉히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는 내 모습이라니....... 가장 쉬운 방법(이른바 학원)을 차선책으로 삼다보니 우선책인 '스스로' 공부하기에 초등생 딸아이를 길들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느 강연회에선가 연사(演士)가 초등생은 아직 스스로 학습이 어려우며 중학생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다고 하지만, 지금부터 연습삼아 계획도 짜보고 실천도 해보며 스스로 동기부여도 해보면 좋을 것같아 아직까지도 씩씩하게 주장하고 있는 입장이다.
더구나, 어느덧 엄마의 말에 고분고분 순종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사춘기의 징후인 여드름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은근히 반항하기 시작한 딸아이. 어떤 협박과 으름짱에도 느물느물 하기 일쑤이고 못들은척 시침떼기가 주특기로 등장하고 있는 요즘이다보니 자연히 딸아이와의 한판 승부 앞둔 것같은 생각에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예기치 못한 딸아이와의 신경전이야말로 내게는 '극한의 협상' 그 자체이고, 딸아이를 책상 앞에 앉게해 스스로의 공부에 끌어들이는 것에 다름아닌 '찰나의 설득'이 무엇보다 간절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래서인지 경제서나 자기관리서와 같은 딱딱함보다는 <삼국지>의 비범한 전략과 같은 묘안을 안겨줄 것같아 기대와 반가움에 펼쳐든 책이다.
무엇보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이 책 자체가 '설득적'으로 다가왔다. 상당한 두께와 제목에 미리부터 딱딱함과 다소의 지루함을 예상한 것에 비하면 말이다.
각 장의 시작은 짧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극한의 협상에서 상대의 마음을 돌아서게 하는 설득의 힘(비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본문에서는 그것(비법)이 '찰나의 설득'이 되는 이유와 근거를 풀어내고 있다. 물론, 유능한 심리학자인 저자답게 다양한 실험결과와 주장 및 논리를 바탕으로 말이다.
<서론>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특별한 종류의 설득 즉, 반전 기술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반전의 기술을 보여주고 있는 주체(?) 가운데 신생아, 사기꾼 또는 사이고패스가 동등(?)하게 들어있음에 깜짝 놀랍기도 하지만, 그래서인지 더 재미있게 읽혀진다고나 할까.....
비록, 내게 직접적으로 해결책이 되어줄 '사춘기의 딸아이를 설득하기'와 같은 제목의 비법(?)은 없지만 상대방을 설득함에 있어 상대방이 미처 생각하지(예기치) 못한 다양한 반전을 엿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350쪽의 <다차원 아이오와 암시감응성 평가>에서 '만만한 사람은 아니다. 심지가 곧고 쉽게 휩쓸리지 않는다'는 평을 얻으니 살짝 기분이 좋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