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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금살금 살금살금 숨어라 ㅣ 꼬마 그림책방 26
캔더스 플레밍 지음, G. 브라이언 카라스 그림, 강희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한마디로, 맥그릴리 씨와 아기 토끼 세 마리의 줄다리기같은 이야기라고나 할까??
아늑한 안락의자에 앉아 발받침에 발을 올리고 책을 읽으며 포근한 겨울나기를 바랐던 맥그릴리 씨, 그러나 세 마리 아기 토끼와의 힘겨운 한판 승부가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그물 침대를 떼고,
바람막이 창문을 달고,
눈삽을 꺼내고,
정원 호스를 집어넣을 때까지만해도 맥그릴리 씨는 이렇게 엄청난 승부가 있을 줄이야 상상이나 했으랴.
살글살금 살금살금, 톡톡.
또옥, 또옥, 또옥!
앙증맞은 모습으로 현관문에 서서 부탁하던 아기 토끼들의 부탁을 들어주었더라면 아마도 평화로운 겨울나기를 함께 했을텐데...하는 안타까움이 절로 밀려드는 그림책이다.
쾅!!!!!!!!
매정하게 아기 토끼들의 부탁을 거절한 그 순간부터 맥그릴리 씨의 겨울은 이미 평화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을 터였다.
어찌 알았겠는가??
편지 구멍으로,
굴뚝 안으로,
창문을 넘어서,
심지어 손이 닿지 않는 문고리를 돌려서 집안으로 들어온 아기 토끼들은 약이라도 올리듯 꼬리털 뭉치와 검댕 발자국과 코 자국에, 똥까지 확실한 흔적을 남겨놓는다.
아무리 맥그릴리 씨가 편지 구멍을 막고 굴뚝을 틀어막고, 창문을 널빤지로 막아도 아기 토끼들은 살금살금 살금살금 집안으로 넘어들어 왔다.
급기야는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집의 모든 문을 벽돌로 막아버린 맥그릴리 씨~
하지만 의기양양한 그의 모습은 얼마 못가고 만다.
왜냐고?
어느새 밖에는 싱그러운 봄이 성큼 다가와 있었기때문.
하지만 봄이 가득한 집밖에는 아기 토끼들이 봄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에 맥그릴리 씨는 더이상 불행할 수없는 모습이다.
에구... 불쌍한 맥그릴리 씨~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꼴이라니...
안타까움이 절로 밀려든다.
혹시, 맥그릴리 씨는 아기 토끼 혐오증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