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동백꽃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4
김유정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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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요즘 딸아이가 '만화로 된 한국문학소설'을 보고 또 보고하던 차에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중학교때 국어 참고서 각 단원 끝에 두어 장에 걸쳐 실려있던 단편을 읽고 또 읽고 하던 기억이 떠올라 새삼 반가운 책이다.

나도향, 이상, 이효석, 이광수, 현진건, 이광수, 현진건 등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작가로 손꼽히고 있는 김유정. 그의 대표작이라 익히 알고 있는 <봄봄>과 <동백꽃>과 더불어 <이런 음악회> <두포전> <땡볕> <금 따는 콩밭> <노다지> <만무방> 등 낯선 작품 여섯 편이 담겨있다.

이미 여러 번을 읽었던 <봄봄>과 <동백꽃>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사투리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왠지 낯선 느낌도 간간이 들게하는데, 뒷편에 실린 <주석>을 찾아보기가 번거로워 그 뜻을 어림짐작하다보니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한다.

짜장이 정말로, 쪼간이 사건이란 뜻이라니 새삼 재밌고, 거불지고, 쟁그럽다, 지다위, 후무려 내면, 나달, 고팽이...등등,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도무지 짐작조차 못할 말에 갑갑증이 일기도 한다.
그러고보면 우리말도 이렇게 어렵다니... 사뭇 깨닫게 된다. 

'아기장수'를 생각나게 하는 <두포전>은 옛이야기 같고, <이런 음악회>는 그리 오래지 않은 풍경을 담은 이야기같다. 아내의 뱃속에 아기가 죽은 줄도 모르고 병원에서 월급까지 받으며 치료받을 생각에 부푼 덕순이 끝내는 희연 한 봉 값을 마련하기 위해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얼음냉수와 왜떡을 아내에게 사주는 모습에 가슴이 아파왔다.  

언제였던가.... 금줄기를 찾아 대박의 꿈에 너도나도 빠져들었던 때가?? 그리 오래지 않은 우리의 기억에도 불나방처럼 금맥을 찾아 허황된 꿈을 꾸던 그 시절이 있었다고 들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런 허황마저도 간절한 현실로 꿈꿀 수밖에 없었던 가난한 시절의 모습을 담아낸 <금 따는 콩밭>과 <노다지>는 물론 가난한 소작농들의 배고픔이 담긴 <만무방>..... 가난한 시절의 아픈 삶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하다.

모든 것이 풍족한 요즘, 김유정의 소설에 담긴 삶은 나의 어릴적 느낌과 또다르게 딸아이에게 전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럴수록 가슴 한 켠에 고이 보전해야 할 소중한 정경(情景)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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