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도망쳤다! 미래의 고전 19
백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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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집에서 파는 떡꼬치가 맛나 아이들이 벌떼같이 몰려드는 신기한 맛집. 아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하루가 다르게 꼬마 손님들이 늘어가는데 야속하게도 하루에 파는 떡꼬치는 딱! 50개로 한정되어 있는 특이한 아름드리 떡집이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게 생겼다는 첫 장부터 구미를 당기게 한다. 

내가 떡집의 주인이라면 대박~이다!를 외치며 아이들이 먹고싶은대로 실컷 먹을 수 있게 팔텐데. 그럼 아이들은 마음껏 사먹어서 좋고 주인은 돈 벌어 좋고....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딱 50개 한정판매라니... 아쉽기도 하고 그 연유가 궁금하기도 하다.^^  

흠.. 아이들에게 인기짱인 떡꼬치를 파는 집!.. 생각만 해도 그 비결이 궁금하다. 어떤 소스를 쓰길래 한 번 맛을 본 아이들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학교가 끝나기가 무섭게 달려가는 걸까?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게 사르르 녹는 듯싶다가 매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메우는 맛'이라니 꼭~ 한 번 맛보고픈 마음이 절로 든다. 

밥보다 떡을 더 좋아하는 원호가 처음 발견하여 친구 재민이까지 참새 방앗간처럼 떡꼬치 맛에 푹~ 빠져들고, 가족들까지도 그 맛에 반해 돈까지 쥐어주며 많이많이 사오라고 하는데.....
하지만, 맛난 떡꼬치를 파는 떡집은 결코 평범한 떡집이 아니었음을 주인공 원호와 재민이 그리고 재민이를 찾아나선 범수에 의해 드러나게 된다. 범수에게 쫓기던 재민이가 숲속에 낡은 집으로 들어선 순간 사건이 일어난다. 유령 집처럼 살아난 낡은, 바로 그 집이 도망친 것! 

갑자기 일어난 믿지못할 사건에 화들짝 놀라 뛰어가던 원호는 아름드리 떡집의 아줌마에 의해 살아있는 집에 대해 알게 되고 더불어 아줌마가 길 위의 유목민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소나 말이 아닌 집을 키우는 유목민! 흠, 작가는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을까? 집을 키우는 유목민이라니... 정말 대단한 상상력이다.

아무튼, 뒤늦게 쫗아오던 범수와 함께 재민이를 구하기 위해 아름드리 나무에 올라탄 원호는 주인인 배꽃 아줌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재민이를 태우고(?) 도망친 그 집이 아줌마의 어릴적 친구인 왕빛나에게 버림받고 유령의 집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더불어, 길 위의 유목민에게 집을 다독이며 집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신성한 의무라는 것과 더불어 유목민의 길은 서쪽으로 향하고 있으며 붙박이족(원호와 같은 사람들)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이동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재민이를 태운 유령의 집을 쫓아가는 동안 만난 여덟 개의 혀가 달린 괴물집에게 배꽃 아줌마가 납치 당하고, 또다른 집, 고양이와 꿀꿀이 그리고 그들의 주인인 아저씨와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 아름드리는 집들이 병에 걸린 것 같다고 한다.
집들도 사람처럼 병에 걸린다니..... 점점 흥미로운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집들은 어떤 이유로 병에 걸린 것일까?? 

배꽃 아줌마와 친구 왕빛나 그리고 여러 집들을 통해 범수의 말할 수 없는, 비밀같은 기억을 함께 알게된 원호는 마지막까지 고통을 참아내고 재민이는 물론 범수까지 소중한 친구들을 되찾게 된다는 당연한 결론을 맺고 있지만 머릿속에 남겨진 '집'에 대한 여운이 쉽게 잦아들지 않는 이야기이다. 

주인의 마음에 따라 집도 사람처럼 감정을 표현하고 또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단순한 흥미로움만을 남겨주지 않고 평소 내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이야기이다.  

만약 내가 길 위의 유목민이라면 내 집은 어떤 모습일까?
끝없이 집들을 먹어치우는 괴물 혀를 가진 집일까? 아니면 아름드리처럼 지혜로운 집일까?
또 나는 어떤 집주인일까? 배꽃 아줌마처럼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일까? 아니면 왕빛나처럼 끝없는 욕심의 소유자일까? 

문득, 나도 길 위의 유목민이 되어 움직이는 집과 함께 여행을 떠나, 붙박이족들의 집도 마음껏 통과하고 또다른 유목민들과 집들도 만나 보고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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