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미운 내 동생 - 성장이야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
이주혜 글.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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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 중에 엇갈리는 두 마음이 공존할 때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사랑과 미움이 그렇고, 기쁨과 슬픔도 그렇고......

어젯밤에 우리를 월드컵 8강에의 염원으로 가슴 졸이게 했던 태극전사들의 우루과이 전의 경기 결과 또한 그렇지 않을까?
아쉬움이 남는 동시에 잘 싸운 태극전사들에게 힘찬 박수와 따듯한 격려를 보내는 그 마음이 말이다.  

여태껏 한 번도 동생을 갖고 싶다는 바람을 하지 않은 초등생 딸아이와 나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모녀 둘다 동생은 물론 언니, 오빠도 없는 무남독녀라는 것! 그래서인지 종종 딸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들여다보이는 듯하다. 

동생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은데... 내 경우에는 늦동이로 나를 낳은 부모님이 맞벌이까지 하시는바람에 할머니 손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게 되어 자연스레 동생이란 것은 생각도 못하고 자랐다. 하지만 딸아이는 그런 어린시절을 가진 나의 굳은 결심(?)때문에 여태껏 내 품에서 자라고 있는데.. 너댓 살 무렵 할머니 할아버지나 동네 어른들이 동생 이야기를 꺼내기라도 하면 딱! 잘라 동생이 필요없노라 도리질을 하고는 했다. 그래서인지 정말 딸아이에게는 동생이 없다. 

동생이라고는 다섯 살 차이가 나는 사촌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그래서인지 명절때가 되어 만나게 되면 업어도 주고 놀아도 주며 잘 보살펴 주리라며 할머니 댁으로 향하기 며칠 전부터 호언장담을 해대고는 하는데, 막상 마주치게 되면 하루를 못 넘기는 것이 사실이다. 

아직 철부지이다보니 사촌누나가 소중하게 아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촌동생은 책이건 학용품이건 제 마음대로 꺼내고 들추고, TV프로그램도 제 마음대로만 보려고 하니 딸아이의 마음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그림책 속의 누나와 동생 모습이 따로 없다. 

얄미운 동생에 대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표지그림의 누나 표정이 정말 생생하다. 누나의 잔뜩 찌푸려진 얼굴이야 어떻든 누나가 애써 그린 그림을 천진하게 찢으며 놀고 있는 동생은 내 보기에도 얄밉기만 하다.  

돼지처럼 맛난 것은 누나 것까지 마음대로 먹어버리고
아무거나 사달라고 꽥꽥대는 오리같은 동생,
원숭이처럼 블록이며 장난감도 마구 헤쳐버리고
포근한 엄마 등도 제 것인양 독차지하는 얄미운 코알라같은 동생.
그래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일 반겨주고 온갖 재롱을 떠는 동생은
귀여운 강아지 같다~

어느새 동생과 볼을 맞대고 사랑한다는 누나의 모습에 명절연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부터 사촌동생을 그리워하는 딸아이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클 때는 투닥투닥 싸우며 크지만 어느새 훌쩍 자라면 둘도 없이 챙겨주며 서로를 위하는 형제, 자매, 남매들이 적지 않다. 크면서 한두 번 아니 셀 수 없이 싸우면서 자라는 아이들이 커서도 더욱 정이 깊지 않을까 싶다. 동생이 미우면서도 이쁘다는 이 책의 누나처럼 말이다.

이 책을 보던 딸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사촌동생을 만나게 될 여름방학이 빨리 되었으면 좋겠다며, 벌써부터 만나면 놀이공원에도 함께 가리라며 즐거운 계획을 세우며 호들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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