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보다 진로를 먼저 생각하는 10대의 미래지도 - 3년이 아니라 30년을 꿈꾸게 하는 진로 코칭
강보영 지음 / 노란우산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진학보다 진로를 먼저 생각하는....'이라는 제목에 문득 '진학'과 '진로'의 차이가 무엇일까 먼저 물음으로 다가왔다.
물론 어렴풋하게나마 '진학'보다는 '진로'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니 [진학: 학문의 길에 나아가 닦음, 상급 학교로 나아감], [진로: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각각 정의되어 있다. 

책날개에 소개된 지은이의 연혁에는 '제대로 된 진로를 찾기까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던 자신의 경험을 10대 청소년들이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커리어스마트를 만들었으며..... 커리어코치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단다. 그러고보면 이 책 역시 요즘 아이들의 진로를 일찍부터 찾아주기 위해 쏟아져 나오는 책들 가운데 한 권이리라. 

이 책의 저자가 내세운(?) 제목 역시 적지않은 카운셀러(진학 혹은 진로전문 상담가)들이 이미 누누이 강조하는 것들 가운데 하나이다. 바로 코 앞의 성적에만 연연하지 말고 구체적인 목표와 단기적이고 장기적인 실천전략을 세워 차근차근 목표에 접근하라는 것 말이다.

물론, 전문적인 카운셀러가 아니더라도 철이 든 나이만 되어도 그 이론을 누군들 이해하지 못하랴. 하지만 문제는 실천이 문제라는 것을! 성공한 이와 실패한 이의 차이는 바로 그 '실천'이란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아닐런지....... 

저자 역시 바로 코 앞에 놓여진 '진학'(성적?)에만 급급해서 자칫 장거리 마라톤과 같은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까봐 좀더 멀리보고 실천해 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 아이들이 처한 현실의 문제점을 짚어주고 있다.
너무 일찍부터 성적으로만 아이의 능력은 물론 미래까지도 규정지으려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말이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의 모든 시험을 최종적으로 대입시험이라는 중차대한 대입시험을 치르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한 것이다. 
아이들의 모든 노력은 대입시험의 점수로 그간의 노력의 결실을 맺게 되는 셈이라고나 할까. 

오로지 대입시험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아이들이 대입시험 점수로 진로를 선택하고 또 자신의 미래를 규정짓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 나라의 암울한 현실이다. 물론, 정규교육이나 대학이 전부가 될 수없다고 일부에서는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것은 어쩌면 울타리를 벗어난 방황하는 소수를 향한 위로쯤이 아닐까?

커리어코치인 저자는 '진로(career)는 한 개인의 자아실현이 가능한 일을 중심으로 한 삶 전체를 가리킨다'고 말하며 또한 '과거에는 한 직업에 평생 동안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진로른 직업과 동일한 개념으로 취급하였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career는 job 자체를 의미하기도 하였으나, 오늘날에는 개인이 평생에 걸쳐 할 수 있는 일을 둘러싼 삶 자체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제목에서 '진학'이 아닌 '진로'를 생각하라는 저자의 말은 곧 평생이 걸쳐 자신이 할 일을 코앞의 '성적'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당장의 성적에만 급급해서 자신이 최종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는 생각조차 못하는 요즘의 아이들은 아니 부모들은 우선 성적부터 관리해 놓으면 좋은 대학에 들어갈 것이고, 또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자연적으로 취업도 잘 되고 미래도 탄탄대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제는 대학도 시험성적순으로 들어가는 시대가 아니다. 저자는 요즘의 모순된 대입제도를 개선해주는 묘안처럼 입학사정관제를 긍정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입학사정관제가 안고 있는 명확하지 않는 점으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음을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진학'보다는 '진로'를 먼저 생각하라는 저자의 말은 참으로 타당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저자가 본문을 통해 들려주는 '미래'는 현실적이 미래를 고스란히 담아내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꿈은 크고 원대하게 꿔야 마땅하지만, 때로는 그 자체가 이미 아이들에게 크나큰 짐이 된다는 것은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간의 능력은 선천적인 것보다는 후천적으로 개발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고. 하지만, 나 역시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사람의 부모이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또 경기외고 2학년 학생들의 희망학과가 대부분 경영학과라는 것에 저자는 놀라고 있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저자 역시도 '꿈'에 대한 아이들의 자세(?)를 말하면서 이미 외고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꿈'이라는 것이 크게 꾼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 않잖은가....  

자신이 타고난 능력(성향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거기에 후천적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한계를 제대로 짚어주는 것, 그것이 어쩌면 우리의 아이들에게 더 현실적이고 시급한 진로제시가 아닐까?
왜 무조건 꿈은 크고 원대해야만 하는가? 소박하고 부담없는 꿈은 왜 권하지 않는가??

아이들에게 한숨부터 나게하는 벅찬 꿈보다는 가볍게 그러나 기쁘게 이룰 수 있는 꿈을 제시할 때 아이들은 물론 부모도 사회도 국가도 세상도 함께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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