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세상을 뒤흔든 놀라운 발견 한겨레 인물탐구 3
카트린 하네만 지음, 우베 마이어 그림, 김지선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기억을 더듬어 보니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다. 바로 지난 해 2009년은 다윈 탄생 100주년, 그의 대표저서인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기념한 대대적인 행사가 세계 곳곳에서 열렸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천국립과학관 개관 기념하여 다윈 특별전이 영국문화원 주최로 특별관전시관에서 열려 딸아이와 함께 찾았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오랜 과거의 일들(혹은 역사를)을 배우다보면 '이 사람이 혹은 이런 사건이 없었더라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우리 역사에서 임진왜란과 같은 위기에서 조선을 구해낸 명장 이순신이나 원흉 이토오 히로부미를 사살했던 안중근 의사가 없었더라면 과연 오늘날의 우리가 있었을까 하는 것처럼 말이다.

마찬가지로 세계사를 통해서도 특별하게 와닿는 인물이 적지 않다. 그가운데서도 획기적인 이론이나 놀라운 발견 또는 발명으로 인류의 정신적, 물질적인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들은 같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또 그런 업적을 이루어 내는지 자못 놀라울 따름이다.

이번 '한겨레인물탐구'시리즈의 세 번째 인물, 다윈 역시도 놀라움을 안겨주는 인물 가운데 한사람이다. 세상 사람들이 '태양이 돈다'고 할때 '지구가 돈다'고 주장하여 목숨까지 위협받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처럼 위험한 지경까지 이르지는 않았지만, 갈릴레이의 지동설만큼이나 세상을 놀라게 하였을 다윈의 진화론. 

역사적인 사례를 통해 마치 진실처럼 고착화된 이론 앞에 새로운 주장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 알았을 다윈. 다년 간의 철저한 연구를 통해 얻은 이론을 처음부터 떳떳하게 펼치지 못하고 아내 에마에게 자신이 죽으면 출판을 해달라고 부탁했을 정도라니 당시의 사회분위기가 얼마나 경직되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자칫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과학자로서의 자리를 놓칠 뻔한 위기에서 다행스럽게도 다윈을 끔찍하게 여기는 벗들과 이전에 보낸 편지 덕분에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잠깐동안이나마 다윈을 긴장케 했던 월리스의 진화론에 미진한 몇 가지(종교적인 문제를 의식한듯 인간은 진화에서 예외로 한 것)와 '매우 겸손한' 청년 월리스의 '다윈주의' 찬양(?)에 힘입어 진화론의 최종 승자는 다윈이 되었다는 사실이 몹시도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예나지금이나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인 듯하여 씁쓸하기도 하다. 

부유한 집안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태어난 다윈의 조금은 특별한 성격(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탓도 있겠지만)이 결국 그를 세계적인 과학자, 위대한 진화론자로 만드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요즘처럼 획일적인 교육으로 고정된 틀안에서 배우며 자라는 아이들이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기란 더욱 어렵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없이 자신이 하고픈 일, 할 수 있는 일을 마음껏 한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허락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의 보장된 상류사회의 엘리트코스를 마다하고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찬 자신의 내면에 충실했던 다윈. 무엇이든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을 수집하고 관찰하며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얻어낸 다윈의 '종의 기원'은 그 어떤 것보다 인간의 역사에 중요하고 위대한 발견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위대한 과학자 다윈은 물론, 그의 든든한 조력자였던 아내 에마와 아이들의 모습을 오래된 흑백사진을 통해서나마 볼 수 있어 느낌이 새로웠다. 오랜 시간을 연구에 몰두하는 아버지 다윈 옆에서 아버지의 실험을 도우며 재미있어 했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며, 워낙 병약하여 태어난 지 몇주 만에 죽었다는 셋째 아기 메리 엘레노어와 열 살의 나이로 병명도 모른 채 죽었다는 애니의 이야기는 한편으로 인간 다윈을 헤아리게 한다.  

날로 발전하는 과학문명은 한편으로 인간의 위대함의 끝모르는 표상인 듯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눈부신 과학의 이면에 숨겨진 병폐가 우리의 미래를 암울케 하는 요즘이다. 인간도 여느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진화를 통해 오늘날에 이르렀다는 다윈의 진화론이 있어 그칠줄 모르고 치닫는 과학발전에 가끔이나마 제동장치인듯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게 하는 것은 아닐까......
문득, 인간의 문명이 발달할수록 더욱 절실하게 와닿을 것이 바로 다윈의 진화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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