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서 만나는 우리 문화 - 문화유산 해설사 따라 사찰 여행
박상용 지음, 호연 그림 / 낮은산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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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집에서 가까운 산에 오르고는 한다. 요즘처럼 햇살이 따사로우면 마음부터 산으로 향한다. 큰 산이건 작은 산이건 산에 오르다보면 여지없이 한 번쯤은 만나게 되는 것이 다름아닌 절이 아닐까 싶다.

이름난 큰 산에는 이름난 절이 있기 마련이고 이름없는 작은 산에는 나름의 이름을 가진 작은 절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는 산에는 절이, 또 산이 아닌 곳에는 교회가 대립이라도 하듯 그렇게 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것같아 신기하다. 

교회와 달리 절은 종교로서가 아니더라도 왠지 친근하다. 그렇다고 선뜻 대웅전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 부처님 앞에 절을 하기 쉬운 것도 아니다. 그저 오랜 세월 우리의 역사를 간직한 흔적이 역력한 탓인지도 모른다. 오래된 절일수록 더욱 그렇다. 

오랜 세월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절임에도 선뜻 다가가기 보다는 겉에서 맴도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종교로서의 이질감보다는 절에 대해 무엇 하나 제대로 아는 것이 없기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는 것이 있으면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고 자연스레 가깝게 느껴지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볼 때, 절에 대해 아는 것이 있다면 그저 절 마당에서 남에 집에 온듯 한바퀴 휘~ 돌아보고 나오지는 않으리라. 

그런 점에서 절에 대해 차근차근 친절하게 알려주는 이 책이 참으로 반갑다.
우선 종교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불교의 관련 기록들을 바탕으로 우리 역사 속의 불교를 들려주고, 다음으로 절 구경에 나선다. 부담도 없이 발걸음도 가볍게 구경을 떠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절은 만여 곳이나 된다는데 그 가운데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국가지정 '전통사찰'은 2008년 12월 현재 933개에 이른다고 한다. 경기도의 용주사, 봉선사, 강원도의 신흥사, 월정사, 충북의 법주사, 제주도의 관음사 등 대표적인 사찰은 지도와 함께 표기해 놓았으니(22쪽), 가까운 '전통사찰'을 한 번쯤 가봐야겠다. 

전국의 사찰들을 담은 사진을 자료로 시작되는 절 구경은 절의 안과 밖을 구분 짓는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을 거쳐 사천왕이 있는 천왕문을 지나면 불이문에 들어서야 비로소 시작된다.
여태껏 지나면서도 일주문이나 사천왕 정도나 알았지 금강문이며 천왕문같은 것은 전혀 몰랐는데... 이렇게 알게 되니 얼른 달려가 확인해보고픈 마음이 굴뚝같다~^^; 

비질의 흔적이 상쾌한 절 마당에 들어서면 비슷비슷하게만 보이는 건물들로만 보이는데 (부처님이 계신 곳이 대웅전 정도나 알까..)  건물마다 '전'이나 '각'으로 끝나는 의미와 구분되는 기준을 알려준다.
부처님이 계시는 절의 중심인 대웅전과 건물마다 다른 부처님이 모셔져 있으며, 부처님의 손 모양(수인)에 따라 또 다른 부처님이라 하니 여기서 괜히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렇다면 대웅전에 계신 석가모니 부처님만 우선 기억해야겠다.ㅎㅎ 

다음으로는 건물 외에 운판, 목어, 법고, 범종의 사물과 탑과 부도에 대한 설명이 따른다. 인도말 '스투파'가 중국에서 '탑파'로 쓰이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탑'으로 표기하게 되었으며, 탑은 맨처음 부처님의 무덤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즉, 부처님의 사리를 담은 탑(스투파)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생각하고 그 가르침대로 살 것을 생각하게 하는 기념물이라고..... 

우리나라에도 양산 통도사, 평창 월정사, 설악산 봉정암, 영월 법흥사, 정선 장암사 다섯 군데에 부처님의 진신사리(석가모니 부처님의 몸에서 나온 사리)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5대 적멸보궁'이라 한다고.(66쪽) 
또 부처님의 무덤인 탑을 본따 만든 것이 '부도'인데, 돌아가신 스님의 사리를 모셔 둔 기념물이기도 하다. 부도가 멋지기로 소문난 구례 연곡사, 화순 쌍봉사에도 언제 한 번 꼭 가봐야겠다.^^ 

여태껏 불교그림을 탱화라고 알고 있었는데, 불교그림 가운데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걸개그림을 탱화라고 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다.  불교의 가르침을 알 수 있는 벽화그림에 얽힌 이야기가 끔찍한듯 재미도 느끼게 한다. 결론은 죄를 짓지 말아야겠다는 것! 

그 어떤 것보다 화려한 단청과 은은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꽃살문까지..... 절구경을 제대로 도와주는 책이다.
좀더 날씨가 화창해지면 이 책 들고 가까운 산으로 절구경가야겠다~


다음은 딸아이의 독후활동: 판화 <부처님과 동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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