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푸근한 특별한 그림책이다. 표지 가득 한덩어리처럼 얼싸안고 있는 세 식구의 얼굴에는 미소가 반짝인다. 척 보기에도 흙벽이 드러난 가난한 형편인데도 하나인듯 끌어안고 있는 가족들은 어찌하여 저다지도 행복한 미소를 짓는지 그 연유가 새삼 궁금해진다. 부부가 함께 인형도 만들고 배경도 만든다는 이승은 작가와 허헌선 작가. 이미 <눈사람>을 통해 우리 정서가 물씬 배어나는 인형들과 그림에 어릴적 추억에 잠겼었던지라 이번 <색동저고리> 역시 친근하게 다가온다. 밤하늘엔 보석보다 밝게 빛나는 별이 총총 떠있고 가난한 티가 역력한 작은 오두막집엔 돌이랑 분이랑 엄마가 살고 있다. 삯바느질과 빨래 일감으로 쉴 새가 없지만 도란도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오두막집 안에는 정말 단란한 세 식구의 모습이다. 초롱초롱 눈망울 이쁜 돌이와 분이를 보기만 해도 엄마는 행복하겠지..... 설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와도 가난한 살림살이는 엄마를 더욱 바쁘게 하는 듯 무거운 빨랫감을 이고 나가는 엄마의 치마꼬리에 매달려 울상을 짓는 분이가 애처롭다. 엄마의 마음인들 오죽하랴. 역시 오빠는 다른 걸까.... 우는 분이를 업어주고 달래주고 목도리까지 해주는 돌이의 모습이 자꾸만 짠하다. 골목에는 일찌감치 설빔으로 차려입은 아이들이 이야기꽃을 피우고 연날리기가 한창이다. 이쁜 꽃신도 자랑하고. 그모습을 지켜보는 분이의 모습에 어린시절의 추억도 떠오른다. 명절이 되면 왜 그리도 새 옷이며 새 신발을 기다렸는지. 엄마는 일찍부터 2~3년은 족히 입을 넉넉한 옷을 사주고는 했었다. 그래도 마냥 좋기만 하던 어린시절.... 아~ 다시 돌아갈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빠 돌이는 어느새 마음이 훌쩍 자란걸까? 어린 분이를 위해 멋진 가오리연도 만들어 준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짠해져 온다. 밤늦도록 엄마를 기다리다 잠이 든 분이의 손에는 엄마의 치마가 꼭 쥐어져 있다. 변변한 설빔조차 준비 못한 엄마는 밤을 새워 삯바느질하고 남은 자투리 천들을 이용해 분이의 이쁜 색동저고리와 돌이의 색동목도리를 짓는다. 아무 것도 모른 채 그 곁에서 곤히 잠든 아이들. 설날 아침이면 아마 깜짝 놀라겠지..ㅎㅎ 새해 아침 일찍 일어난 분이가 제일 먼저 발견한 것은 머리맡에 얌전하게 놓인 예쁜 저고리, 무지개처럼 곱기도 하다.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색동저고리~ 이 세상 어느 것보다 이쁘고 따스한 저고리일테지.... 무지개같은 색동저고리를 입고 하늘을 나는 분이가 무지무지 부럽다~ 나도 엄마가 만들어준 색동저고리 입고 싶다~~ 어린 분이를 달래는 오빠 돌이는 정말 의젓하기도 하다. 그런데 왜 가슴이 짠해오는지... 동네 아이들이 설빔을 입고 예쁜 꽃신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는 분이의 표정이 정말 생생하게 느껴진다. 에구.. 짠해라.. 엄마를 기다리다 잠이든 돌이와 분이. 엄마는 특별한 설빔을 만드느라 밤이 새는 줄도 모른다.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색동저고리와 색동목도리로 세 식구는 행복한 설날 아침을 맞이한다. 색동저고리가 엄마의 사랑처럼 곱고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