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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눈동자
알렉스 쿠소 지음, 노영란 옮김, 여서진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인간은 막연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듯하다. 나부터서도 언제부터인가 잠자리에 들기 전엔 버릇처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고는 한다. 전에는 무심코 잠들고 또 아침이면 눈을 떠 생활하던 것이 보통이었는데, 문득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이 신비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터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고 생활하고 또 죽는 모든 것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게 다가왔다.
언젠가는 함께 잠자리에 들던 딸아이조차도 그러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 환상일지도 모른다고.......그러고보니 어느날 갑자기 내가 사라진다면 과연 내가 이 세상에 존재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물론, 나를 기억하는 딸아이나 가족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이 문득문득 나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한동안 나를 아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추억으로 떠오르고는 하겠지만 그러다 서서히 잊혀지면 나의 존재는 그렇게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어느새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져오는 듯하다.
'노래하는 눈동자' 역시 한때 가족으로 함께 살았던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열세 살 윌리엄의 이야기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밤 예감처럼 악몽에 시달리던 윌리엄은 생각처럼 눈물이 솟아나지 않음을 이야기 한다. 폭포수처럼 눈물이 펑펑 쏟아질 거라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고 슬픈지 않은 것이 아닌데.....
아직은 철부지인 여동생 비올렛은 할머니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하는 듯하다. 눈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자신을 다그치듯 할머니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비올렛을 책망하는 윌리엄, 변명처럼 열세 살 남자는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정말 할머니의 말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상상력이 풍부한 비올렛의 뜬금없는 억지였을까? 갑자기 날아든 말벌 한 마리를 죽은 할머니의 영혼(환생?)으로 생각하는 비올렛때문에 벌어지는 이후의 한바탕 사건같은 이야기.
진짜로 돌아가신 할머니는 아직도 할머니의 방에 고이 누워있건만 윌리엄에 의해 죽은 말벌이 정말 할머니이기라도 한듯 고이 안고 뛰쳐나가는 비올렛을 따라간 윌리엄은 둘만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한다. 자신처럼 어린 나무 아래 깊은 구덩이를 파고 할머니의 영혼을 묻어주는 비올렛을 보며 문득 딸아이가 비올렛만 했을 때 키우던 병아리가 죽자 동네 공원의 나무 아래 묻어주며 안타까워했던 일이며 초등생이 되어 2년 넘게 키우던 햄스터를 뒷산에 묻어주며 특별한 의식을 치르던 모습이 떠올랐다.
어린아이들에게 죽음이란 무엇일까? 특히 오랜동안 함께 살아온 가족의 죽음은 어떻게 느껴질까? 8년 동안 함께 살던 할머니, 자신의 과거며 꿈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던 할머니의 죽음은 열세 살 윌리엄에게 선뜻 현실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하물며 다섯 살 비올렛에게는.....
하지만 비올렛의 갑작스런 행동으로 차츰 할머니의 죽음을 느끼는 듯한 윌리엄을 통해 죽음이란 그렇게 슬픈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남겨진 누군가에게 어느날의 추억처럼 떠올려지기도 할테니 말이다. 어린 여동생 비올렛의 미소짓는 눈동자에서 들풀을 꺾어 들고 숲에서 돌아올 때 짓던 할머니의 미소와 노래 부르며 행복했던 할머니의 눈동자를 발견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