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포 반사 초등 저학년을 위한 책동무 10
김영주 지음, 김호민 그림 / 우리교육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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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놀이였던(요즘도 종종하는지 모르겠지만...) '반사'라는 놀이가 먼저 떠올라 '쥐포 반사'라는 제목이 왠지 친근하게 다가옴에도 쥐포를 반사하다니?? 하는 의아함도 함께 떠오른다. 책을 펼치면 <쥐포 반사> 말고도  <무말랭이>란 친근한 또 하나의 이야기가 담겨있음을 알게 된다.

"으, 띵까띵까. 으, 띵디리리."하는 음악에 맞추어 온몸을 흔들며 종이 마이크를 쥐고 춤을 추는 정아의 모습에 웃음부터 쏟아지는데, 그런 정아를 보며 "춤쟁이, 오늘 또 벌받겠지요?" "당연하지요."라며 대화하는 민구와 정아도 예사롭지 않다. 역시 아이들은 장난이라면 뭐든지 좋아하니까..... 

국어 책을 떠듬떠듬 읽는다고 아이들에게 바보라고 놀림받는 선화가 꼭 안고 있는 까만 비닐봉지에는 쥐포가 들어있다. 난로에 구워 먹으려고 엄마를 졸라서 쥐포를 가져온 것인데.. 아이들은 바보 공주의 쥐포라며 안 먹겠다고 놀려댄다. 앞장서서 놀려대는 것은 다름아닌 민구.
민구의 선동에 아이들도 바보 공주의 쥐포를 안 먹겠다고 동조한다.  

함께 나눠 먹으려고 넉넉히 가지고 온 쥐포를 소중히 안고 있는 선화는 금새 울상이 되는데, 민구는 급기야 선화의 비닐봉지를 낚아채 아이들에게 내민다. 아이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반사, 반사, 쥐포 반사."다.
바보 쥐포를 먹지 않겠다는 아이들의 놀림에 까만 쥐포 봉지를 바라보는 선화의 표정이 왠지 가슴이 짠하다.  

드디어, 선생님이 난로를 피우고 쥐포를 굽자 교실 안에 가득 풍기는 쥐포의 맛난 냄새~
다행히 선생님은 아이들의 쥐포 반사에도 불구하고 선화랑 둘이서 맛나게 먹겠다고......
그러다 다시 한 번 쥐포 먹을 사람이 없냐는 물음에 제일 먼저 춤쟁이 정아가 달려나가자 우르르 줄을 서는 아이들..... 민구도 결국 쥐포의 고소한 냄새를 이겨내지 못하고 달려나간다.
늦게 나가는 바람에 쥐포를 받지 못한 민구에게 자신의 쥐포를 나누어 주는 선화의 착한 마음씨에 민구도 머쓱해진다. "쥐포 안 반사. 미안, 미안." 

또 하나의 이야기 <무말랭이>는 머리카락에 하얗게 보이는 비듬때문에 아이들의 놀림을 받는 혜순이 이야기이다. 구구단도 못 외우고 수학문제도 잘 못 풀지만 '한솥밥'이란 시를 신나게 외워 아이들을 깜짝 놀라게도 한다.

즐거운 급식시간 무말랭이가 싫은 혜순이가 화장실에 간 틈을 이용해 혜순이의 급식판에 자신들의 무말랭이를 슬쩍 올려놓는 진호와 병호 그리고 아이들....다시 돌아온 혜순이가 자신의 급식판에 수북하게 쌓여진 무말랭이를 보며 울자 성직이가 조용히 위로 한다.  

그 일을 계기로 성직이가 좋아진 혜순이는 숨김없이 성직이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놀려대고.... 정말 순진한 것인지 아니면 조금 모자란 것인지.... 

문득, 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의 모습은 어떤지 궁금해져 온다. 초등생 딸아이는 가끔 디카를 가지고가 쉬는 시간에 반아이들의 모습을 찍어와 보여주기도 한다. 시끌시끌 와글와글 쉬는 시간의 아이들 모습은 보기에도 정신이 없다. 그래도 딸아이는 아이 하나하나 이름도 알려주고 그때의 상황도 들려주느라 여념이 없다. 

내 눈에는 정신없이 떠드는 아이들의 모습인데, 카메라에 담아온 반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는 딸아이를 보면 행복한 모습이다. 가끔은 자기를 놀렸다고 들었던 아이의 모습도 더 열심히 설명한다. 그러고보면 아이들은 웃고 떠들고 놀리고 쫓고 도망다니며 소란을 떨며 쉬는 시간을 보내며 나름의 사회생활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선화를 놀리는 민구나, 반아이들이야 어쨌든 자신의 춤에 열중하는 정아, 짓궂은 아이들의 놀림에도 스스럼 없이 발표하는 혜순이, 놀려대는 진화와 병호 무리들..... 아직은 자신들의 행동이나 말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아픔이 되고 즐거움을 주는지 모르는 것은 매한가지가 아닐까.... 그런 까닭에 선화와 혜순이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은 자신들의 행동과 선화와 혜순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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