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로 변해가는 슬픈 소녀 아이다
알리 쇼 지음, 김소연 옮김 / 살림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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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원인도 이유도 알 수 없이, 신체의 일부가 유리로 변해간다면?
정말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다만, '유리'라는 것이 그 맑고 투명하고 깨끗한 특성때문인지 단순한 끔찍함보다는 조금의 '특별함'을 느끼게는 하지만 말이다. 

제목부터 참으로 호기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유리로 변해가는 슬픈 소녀'라는 수식어도 그렇고 '아이다'라는 이름도 그렇고... 솔직히 '유리'와 '아이다'에 꽂혀서 읽게 된 책이다.^^;
그저..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의 에디오피아 공주를 먼저 떠올린 탓이다. 

가끔 해외토픽을 보면, 사람의 몸이 알 수 없는 조직으로 변해가기도 하고(거북의 등껍질 처럼) 또 기이하게 변형되기도 하는(엄청난 혹으로 뒤덮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안됐다는 마음보다 끔찍하다는 감정이 먼저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 사람들 역시 뚜렷한 이유도 원인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혹은 태어나면서 부터 천형처럼 알 수없는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리로 변해가는' 아이다는 끔찍하다는 생각보다 호기심과 왠지모를 신비로움이 먼저 생겨난다. 아마도, 표지의 그림이 한몫하는 탓도 있으리라. 

발끝부터 투명한 유리로 변해가는 소녀와 세인트하우다 랜드에서 조용히 침묵하듯 살아가는 청년 마이다스 (마이다스 역시 그리스신화의 마이다스 왕을 떠올리게 하는듯..)와의 만남은 이후 그들의 진실한(?) 아니 애절한 사랑으로 이어간다.

청년 마이다스의 이름때문인지.. 읽는내내 언젠가는 마이다스 왕의 손처럼, 청년 마이다스가 가여운 소녀 아이다의 원인모를 병을 기적처럼 치료해주고 사랑에 빠져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였다.

결국, 아이다의 유리로 변해가는 알 수 없는 병은 원인불명의 치료불가능인 병으로, 마침내 마지막 희망조차도 꺼져버린 후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이며 오로지 마이다스와의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완전한 유리조각으로 변해버린다. 그리고 깊은 심해의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그녀가 온전히 사랑했던 마이다스에 의해서......

이야기의 큰 줄거리는 참으로 단순하다 할 수 있겠지만, 이야기가 펼쳐지는 북구의 어느 섬, 세인트하우다 랜드의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질척이는 수렁(늪)같은 배경이며, 아이다와 마이다스를 둘러싼 등장인물들의 묘하게 얽히고설킨 관계와 종국으로 가면서 하나씩 정리되는 전개는 작가의 상상과 글솜씨도 대단하지만, 독자에게도 그에 못지 않은 상상력을 요구하는듯하다. 그래야 온전히 이야기 속으로 몰입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내게는 상상이 쉽게 되지 않는 북구의 섬,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곳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다만, 아이다와 마이다스의 애절한(좀 진부한 표현이지만) 사랑과는 별개인듯 다소 동떨어지는 듯한 주변 인물들의 얽혀있던 관계가 하나둘 정리되는 이야기는 일종의 추리소설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문득, 사건은 짐작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이국적인 배경과 더불어 작가의 꼼꼼한 배경적 장치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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