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파도야 놀자'의 이수지 작가의 그림이라고 하니 눈길이 먼저 가는 그림책이다. 그래서일까 휘리릭~ 넘겨본 글자없이 거울 앞에서 혹은 거울과 함께 하고 있는 여자아이의 몸동작이 어딘지 '파도야 놀자'의 그 아이와 닮아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글자가 없어서인지 일단은 무심하게 휘리릭~ 한 번 넘기며 무슨 그림인가? 하고 대충 보게 된다. 그리고나서야 한 장 한 장 무슨 내용인지?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조금 느리게 한 장씩 넘겨보게 된다. 그리고도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이 있는탓에 이제는 각 장 마다의 그림에 집중하며 보게 된다. 차례차례 단추를 제 구멍에 꿰어맞추듯........ 처음 마주하는 장면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속의 거울을 연상시키는 그림이다. 딸아이와 나도 하루에도 몇번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거울을 쳐다보면 정말 무한하게 펼쳐지는 마술같은 장면! 처음엔 신기하다가 나중에는 왠지 무서움이 밀려오는...특히, 늦은 밤에 마주치면 정말 무서울 것같은, 귀신이라도 툭! 하고 튀어나올 것만 같은 바로 그 장면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고개를 숙이고 휑뎅그렝하게 앉아있는 아이가 무엇에 놀란듯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며 또 어느새 일어나 놀이를 하듯 춤을 추듯 다양하고 풍부해지는 동작들.... 그제서야 아~ 거울을 마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며 아이의 기분을 어느정도 공감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거울 속으로 사라져버린듯 텅~ 비어버린 장면. 그리고 기대와 달리 튀어나오는 아이의 모습은 거울 앞에서 자신과 똑같은 표정과 동작을 만들어내던 아이가 아니라 서로 다른 그러나 같은 아이의 모습이다. '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당황스러운데... 어느새 아이 앞의 거울은 깨지고 다시 휑뎅그렝하게 고개를 숙인 채 혼자가 된 모습이 한없이 외롭다. 딸아이와 몇 번을 함께 보면서 이럴까? 저럴까? 왜 그럴까? 무엇을 하는 걸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는 볼수록 빠져드는 책이다. 이렇다 저렇다... 속시원하게 아이의 상황을, 심리를 말해주지 않으니 궁금증이 더욱 커져간다. '정답 맞추기'에 익숙한 탓에 궁금증은 시원하게 답이 없으니 어느새 갑갑증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꾸만 이쪽 저쪽 장면을 펼쳐보며 빠져드는 신기한 책이다. 엘리베이터 속에서 마주하는 이 장면! 때로는 신기하고 재미나지만 늦은 밤에는 왠지 오싹!해지는 무서운 장면~ ㅎㅎㅎ... 평소 거울 앞에서 혼자만의 자아도취(?) 놀이에 열심인 딸아이의 모습 딱~ 그대로인 이 장면에 딸아이와 함께 낄낄거리며 웃었다. 거울 앞에서(거울을 사이에 두고) 마음껏 동작을 취하는 모습~ 가운데 데칼코마니를 아이의 심리(정신) 상태라고 이야기하는 딸아이의 말에 정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울 앞에서 놀던 아이가 거울 속으로 사라지듯 없어지고 난 뒤 텅~ 빈 거울 속에서 다시 나오는 장면! 사라지기 전에 대칭이던 모습과 달리 어느새 같은 동작을 취하고 있어 '아니 어떻게 된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딸아이는, 사라지기 전후의 거울과 아이의 위치가 바뀌었다고 말해준다. 정말일까? 자신이 하는 대로 거울 속의 모습이 (똑같이) 따라하지 않자 화가 난 아이. 어... 누가 진짜고 누가 거울인지? 흠.. 결국 화가 난 아이는 거울 속의 아이를 민다는 것이었는데, 결국엔 거울을 깨트리는 꼴이 되고 말았으니......쨍.그.랑.! 이제 아이는 함께 놀(?) 거울도 없으니 어쩌지...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에궁.. <거울>을 주제로 딸아이에게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더니~ 이런 요상한(?) 그림을 그려서 보여준다. 과연 무슨 그림일까? 거울을 보던 아이가 거울 속으로 쑤욱~ 반쯤 몸을 집어 넣고 그 속에서 놀고 있는(?) 소인국 사람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 '별것도 없구만..'하고 돌아서는 장면이란다. 거울 속의 소인들은 번지점프도 하고 말도 타고 아크로바틱도 하고 있다. 심지어 아이의 팔에 매달리고 손톱 끝에서 물구나무서기도 하고 콧잔등에 오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