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걸 푸른도서관 35
이은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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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1318하면 13세부터 18세까지의 청소년을 가르키는 말로 사춘기 청소년의 또다른 대명사로 사용하고는 한다.
그래서인지 이 시기의 아이를 둔 부모들은 '사춘기'아이들을 둔 특별한 부모들의 심정으로 공감대를 나누고는 한다. 

올해, 드.디.어., 마.침.내.... 1318의 일원이 되는 딸아이. 그래서인지 지금 겨울방학이 몹시도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물론 딸아이보다도 나에게 말이다.
벌써 지난 해부터 부쩍 딸아이의 행동거지 하나 말투 하나에도 신경이 쓰이고는 한다. 혹시라도 '평범한' 1318이 아닌 '특별한' 1318이 될 기미가 보이기라도 할까봐......

그런 나의 조마조마한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하듯, <스쿠터 걸> 속에는 사춘기를 겪고 있는 '걸'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부모와 사회는 한결같이 공부 잘 하고 모범적인 행동을 강요하는데 반해 아이들은 제 각각 가진 고민도 다양하다. 하지만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는 아이들의 고민은 비단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에서 겪게 되는 고민이라고 하기에는 왠지 석연치 않은 껄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자신의 외모때문에 고민하는 현실이.
아이돌 그룹 트리플B의 빠순이로 열광하는 세나.
성적지상주의 등떠밀려 중심을 잃은 예령이.
그래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스쿠터 걸 연어.

네 아이 모두의 고민은 단순히 성장기에 겪어야할 아이들만의 당연한(?) 문제가 아님에 더욱 정신을 바짝 들게 한다.  

현실이의 외모에 대한 것보다 부모의 이혼과 가정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되는 불안정한 현실이 더 심각하게 다가오고, 아이돌 그룹에 정신 못차리는 세나는 인기연예인들의 우상화와 같은 요즘 세태가 조장하는 당연한 문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엄마의 적극적인(?) 뒷바라지로 과학고에 합격한 예령이 쫓기듯 살아가는 일상에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는 모습에서 어쩔 수 없는(?) 측은함이 가슴을 짓눌러온다. 무조건 성적으로만 행.불행을 판가름 짓는 어른들의 기준에 태어나면서부터 '배움'을 성적과 결부지으며 살아가는 아이들. 말만은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라면서도 현실에서는 성적만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은근한 협박을 하는 모순된 어른들의 행태. 정말 부끄럽게 그지없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부모들의 우격다짐같은 선택에도 힘겹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 스쿠터에 몸을 싣는 연어게 한줄기 희망을 품게 된다. 

이유야 어떻든 항상 자식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어쩌면 불쌍하게(?) 살아가고 있는 요즘의 부모들. 하지만 부모의 일방적인 명목에 기죽지 않고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찾아나가는 연어의 모습에 처음 '스쿠터'라는 말(용어)에 느꼈던 불안감이 어느새 훌훌~ 자취를 감춘다. 

이제 막 아슬한 줄타기에 발을 올려놓은 듯한 딸아이를 바라보는 불안하기만 한 나의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아직도 철부지 모습 그대로인 딸아이.
부디 자신만의 어른(미래)를 찾아감에 있어 온전히 건강하고 순수한 열정만이 가득하기를 간절하게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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