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똥 싼 날 보물창고 북스쿨 5
오미경 지음, 정지현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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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들고 '일기똥 싼 날'이라는 제목에 '일기가 똥을 쌌나?', '일기똥을 싸다니?' 하는 의문과 함께 며칠 전에 읽었던 책 <마법사 똥맨>에서 학교에서의 똥누는 괴로움이 퍼뜩 떠올랐다.  
과연 '일기'가 먼저일까? '똥'이 먼저일까?...추측하며 휘리릭~ 읽어본 내용은 다름아닌 '일기도 똥 누는 일과 마찬가지'라는 주제로 함축된다.

변비로 고생하는 주인공 전세호. 그러나 아이들은 '쩐새우'로 부른다. 천하무적 엄친딸 김예강도. 세호는 복수하듯 예강이를 '여깡(여자깡패)'이라고 부른다. 공부도 잘 하고 일기도 잘 쓰고 컴퓨터도 운동도 만능인 예강이는 더구나 세호 엄마와 여고 동창이다보니 세호의 엄마는 경쟁이라도 하듯 세호와 예강이를 사사건건 비교해대니 세호에게는 그야말로 '전생의 원수'처럼 느껴질 법도 하다.

담임 선생님의 '나만의 열매따기'프로젝트에서 본의 아니게(순전히 엄마의 청탁(?)으로 초래된) 한 달 동안 일기쓰기가 자신의 열매따기로 정해진 세호. 지각 안 하기, 욕 안 하기, 쉬는 시간에 줄넘기 하기 등등 저마다 순수한(?) 열매따기를 정한 아이들이 보물을 찾는동안 자신만 꽝!에 걸린 것같은 절망적인 기분도 곧 엄마의 닌텐도를 사주겠다는 말에 금새 회복된다. 더불어 선생님네 농장에도 가고픈 의욕까지 솟아오른다. 

교실에서 아이들의 '나만의 열매따기'를 위한 몸부림은 비교적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욕쟁이 재식이가 '욕 안 하기'를 열매따기로 정한 뒤 욕을 안 하려고 무척 노력중인데 짝꿍 주호랑 벌어진 싸움에서도 끝까지 욕을 안 하고 욕 대신 다른 말(개새끼 대신 강아지야~라고..)을 하는바람에 아이들은 물론 재식이랑 주호까지도 한바탕 웃는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그나저나, 선생님네 농장에 초대받는 것과 엄마로부터 닌텐도를 받게 되는 일석이조를 위해 꼬박꼬박 일기쓰기를 해나가던 세호에게 예기치 못한 장벽이 생긴다. 다름아닌 컴퓨터게임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가는바람에 일기를 쓰지 못하고 잠들어 버린 것. 그리고 미처 쓰지 못한 일기를 비밀일기라고 속이고 제출해서 선생님을 깜빡~ 속인 세호는 야호~ 좋아라 한다. 그러나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한다.
가슴 한 켠이 묵직하게, 혹시라도 선생님이 자신의 거짓말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루하루가 바늘방석이다. 

급기야는 일기에 실토를 하는 세호. 때맞춰 정말로 시원하게 똥까지 싼다. 그리고 선생님이 말씀하신 '일기는 똥 누기랑 같다'는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한다. 

세호의 시원한 '일기똥 싼' 이야기를 읽고난 후 다시 본 표지그림은 정말 천국을 오르는듯한 세호의 표정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TV광고에서 보았던 한 장면처럼 깃털이 날아오르는듯 가벼움 그 자체이다.폴폴~~ 

세호의 이야기와 더불어 여깡 예강이의 고민을 비롯한 비밀일기에 대한 내용도 함께 전개되어 세호와는 또 다른 '일기똥' 누는 즐거움을 알려준다. 

책 뒤에 <꼼꼼히 읽고 곰곰이 생각하기>는 '일기'와 관련한 본문 다시 보기와 역사 속의 일기 및  일기와 관련된 다른 책 소개까지 담겨있어, 얇은 책 두께에 비해 알차고 풍부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초등고학년이 되면서 일기쓰기와 사뭇 거리가 멀어진 딸아이도 세호와 예강이처럼 일기똥 누는 시원함을 느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마구마구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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