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똥'이 마려운 그러나 학교에서는 함부로 '똥을 못누는' 똥수와 천연덕스럽게 광고까지 해가며 당당하게 '똥을 싸는' 똥맨이 대조되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똥에 관련한 한바탕 소동같은 이야기인셈이라고 할까나. 어느날 화장실 사건이 있은 뒤로 학교에서 볼 일보기가 무엇보다 끔찍한 똥수(이름은 동수이나 아이들은 그 사건이후로 똥수라고 부른다)는 역시나 오늘도 미처 볼 일을 못 보고 집을 나선 것이 화근이 되어 온종일 수업보다는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봐 전전긍긍하며 한 시간 한 시간을 초조하게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다. 옆에 앉은 짝꿍인 고귀남은 엉뚱발랄함으로 선생님과 대적한다. 그러다 두루마리 화장지까지 자랑스럽게 챙겨들고는 똥 누러 간다며 광고까지 하며 유유히 교실을 빠져나간다. 정작 뱃속이 부글부글 금새라도 뒤가 터져나올 것 같은 사람은 바로 똥수인데 말이다. (이 사건 이후 고귀남은 똥맨으로 불린다) 수업시간 내내 혹여라도 비상사태가 벌어질까봐 조마조마한 똥수는 그런 똥맨이 어찌나 부러운지.....절로 탄성이 쏟아져 나온다.'부럽다, 똥맨!' 똥수의 눈에 비친 똥맨은 그러나 똥 누는 것에만 당당한 것이 아니었다. 체육시간에도 온몸으로 땅바닥을 뒹굴며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기도 하고, 똥수의 부메랑 사건도 멋지게 해결해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똥수의 똥 누기도 시원하게 해결해 준다. 똥수와 똥맨의 이야기에 해마다 초등학교 입학무렵이면 새내기 1학년들의 학교 화장실 기피(?)현상이 화젯거리로 떠오르고는 하는 일이 생각난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비데를 사용하고 있다보니 수세식이거나 좌식변기다 전부인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볼 일을 못본다는 것이다. 정말 딸아이의 친구 중에서도 3,4학년 때까지도 학교에서 볼 일을 못보고 참았다가 집에 가서야 보는 아이가 있었다. 사람에게 '잘 먹고 잘 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데......나의 오랜 기억 속에는 가고 싶어도 못가고 종이 울릴 때까지 참느라 수업이고 뭐고 눈앞이 노래지던 언젠가의 일이 떠오를 뿐이다. 그때는 수세식도 아닌 푸세식이었는데도 말이다. 아무튼,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 하지 않았던가... 우리 아이들도 똥맨처럼 당당하게 그리고 시원하게 화장실쯤은 마음껏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자가 송언 선생님이라는 것에 화들짝 반가운 마음에 덥석 읽어본 책! 역시나 어린아이들의 천진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할배' 또는 '도사' 선생님인 송언 선생님의 역할인듯한 담임선생님의 분발(?)이 쬐끔 아쉬웠다. 아마도, 이번 이야기에서 너무나 눈부신 '똥맨'의 활약때문이리라 살짝 위안을 삼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