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하자! - 왜 당장 시작하지 않는 거야? 청소년을 위한 세상읽기 프로젝트 Why Not? 2
마르틴 라퐁 지음, 모니크 프뤼당-미노 그림, 이충훈 옮김 / 개마고원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구를 구하자!'는 강력한 메시지 자체가 제목인 이 책. 그러나 정작 본문을 읽어나가려면 그다지 일방적이지 않다. 오히려 구구절절 설득조이다.  

언제부터인가 지구가 응급상태임을 환경가들은 물론 생태연구가와 과학자들, 심지어는 시민단체에 개인들까지 나서서 사이렌을 울려대고 있다. 지구의 허파가 숨을 못 쉬고 있다네, 지구의 자원이 고갈되어가고 있다네, 지구의 강과 바다가 오염되어 가고 있다네.....심지어는 지구 위에 살아가는 생태계도 위협을 받고 있다네,있다네,있다네....... 

지구는 물론 지구 위에 살아가는 자연과 생물들이 위험에 빠진 그 이유란 과연 무엇때문? 그것은 이제 초등학생 아이들도 다 아는 다름아닌 인간들때문!
그렇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소비와 낭비가 불러일으킨 결과인 것이다.
바로 인간들의 잘못된 '행위'에 의해 지구는 이제 더이상 푸른별이 아닌 고갈되고 황폐해지고 썩어가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난리법석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동네수퍼에 가면 온갖 일회용품들이며 세제들이 부리나케 팔려나가고, 쓰레기통은 넘치고, 주말이면 곳곳이 차량들로 교통정체를 빚는 광경이라니....... 

태초의 신에 의한 천지창조와 같은 다소 서정적(?)인 지구와 생명체의 탄생을 시작으로 펼쳐가는 이 책에는 태초의 창조물과 다름없는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머니 지구 위에서 마음껏 사냥하며 생명을 이어갈 수 있음에 감사드리는 순수한 인간의 모습.

그러나 어느 순간, 인간은 지구의 품 안에서 감사하는 생명체가 아니라 지구의 자원을 약탈하고, 마치 자신이 지구와 지구 위 모든 생명체들의 주인인 양 행세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학이며 산업의 발달... 어느새 인간은 지구 위의 모든 것에 군림하며 진보만이 최선의 가치로 여기며 자기최면(?)에 빠져든 것이다.
그 결과, 무한한 지구는 어느새 고갈되어 가고 황폐해져 여기저기에서 신음소리가 터져나온다. 더이상 날 괴롭히지 말라고....... 

먹이피라미드의 최고 자리에 우뚝! 선 자신들이 이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라도 되는 듯, 먹이사슬의 최강자인양 오만방자를 떠는 인간들이 바로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다. 지구와 자연을 마음껏 유린하고도 부족해서 이제는 인간들끼리 속고 속이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야말로 접입가경이 아닐 수 없다. 먹을 거리로 장난치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믿고 먹을 것이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구절구절 읽다보면 정말 낯이 뜨거울 뿐이다. 여태껏 어느 생명체보다 용량이 커 자랑스럽던 인간의 두뇌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인류의 발전이며 과학을 비롯한 온갖 발전이 오히려 저주스럽다. 그저 지구 위의 생명체로 다른 생물들과 비슷하게 살아왔더라면.....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온갖 발달과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쌓아올린 오늘날 인류의 모습(성)은 어쩌면 모든 인류가 함께 쌓아올린 모래성이 아닐까?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의 멸망은 당연지사이므로....) 

'왜 당장 시작하지 않는 거야?'라는 앞표지의 다그침에 앞서, 여태껏 인간의 행동에 의한 결과에 대한 반성보다도 인간 본연에 대한 반성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솔직히, '지구를 구하자!'는 제목이 살짝 낯뜨거움도 느낀다. 과연 인간이 지구를 구할 능력은 고사하고 생각이나마 있는지 말이다. 당연 오늘날 지구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들었으니 책임을 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지구를 망치지 않으면 다행이란 생각이 드니.....그것 참... 

본문에서처럼 몇몇 정신이 제대로 박힌 모자란(?) 놈들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그 몇몇 모자란 놈들이 그래도 지구를 지킬 마지막 보루일지도 모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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