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춘~하면 무엇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다름아닌 '씨 없는 수박'! 본문에서도 나오지만 나 역시 초등학교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당시엔 무더운 여름 맛나게 먹던 수박엔 당연히 까맣게 박힌 씨들이 번거롭게 했었다. '씨 없는' 수박이라니... 상상도 안 되던 일이었는데 그말을 처음 듣고 언제부터 씨 없는 수박을 당연하게 먹기 시작했는지 기억조차 흐리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씨 없는 수박을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우장춘 박사라고 알고 있지 않을까...... 비로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진실처럼 알고 있던 그것이 잘못 알려진 것이었으며 더구나 씨 없는 수박을 만들어낸 이는 다름아닌 일본의 과학자라고 하니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없지도 않았으나 진실속에 숨겨진 당시의 상황을 알게되니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어 홀가분한 마음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다섯수레의 이 책을 읽으며 참으로 반가웠다. 사실 과학하면 서양에서 비롯된 것쯤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은 서양의 앞선 문물을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는 수혜자(?)쯤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나라의 역사를 배우며 금속활자는 우리나라가 쿠텐베르크의 그것보다 훨씬 앞서 발명하였고 물시계며 해시계, 거북선과 화약 등등 결코 뒤진다고 할 수 없는 것임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찍부터 '과학=서양으로부터'라는 선입견이 깊숙하게 자리잡은 탓에 그러한 사실을 마주할 때가 아니면 무심한 것 또한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도 뛰어난 과학자가 많을 것임에도 그다지 알려진 인물들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과학자를 손으로 꼽으라고 해도 얼른 생각해 내지 못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뉴턴이니 갈릴레오니, 아인슈타인이니.... 술술 떠오른 것은 서양의 과학자들. 그래서인지 더욱 반가운 우리의 과학자 '우장춘'이다. 더욱이 그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업적을 보다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점이 진실하게 다가왔다. 그의 아버지가 명성황후 시해 사건에 가담자로 일본에 도망하여 결국엔 암살된 것에 분노를 느끼지만 어린 우장춘과 향후 그의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음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았다. 누군들 그 상황에서 외롭지 않고 자신의 껍질 깊숙이 숨지 않을 수 있었을까? 배운 것도 경제력도 없지만 헌신적인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평범하지만 충실한 학업을 한 우장춘. 그의 희망대로 교토제국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조선총독부의 요구에 따라 도쿄제국대학 농학실과 전문과정에 들어간 것이 결국엔 그를 아버지의 나라 한국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농업을 위해 살게한 시작이었다. 당시의 유전학 이론을 종간교잡이나 다양한 일대잡종 실험을 통해 뛰어난 연구 성과를 얻어내고 배추과 작물을 비롯한 채소의 품종을 개량하는 등 우리나라 농업발전에 큰 디딤돌이 되어준 우장춘 박사! 1947년 우장춘 환국추진운동이 결국엔 그를 아버지의 나라 한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사건이었음을, 그로인해 그가 죽을 때까지 그의 가족들과 만나지 못하고 평생을 채소 육종 기술에 열중할 수 밖에 없었음을 또한 알게 된다. 우리나라의 채소 육종 기술에 시발점이자 원동력이 되었던 우장춘 박사! 평생 한국인으로서 살기를 바라며 한국인임을 포기하지 않았던, 마치 아버지의 잘못을 대신하려는듯 가족들과의 이별을 기꺼이 감내하였던 그의 선택에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아울러, 우리에게도 올곧은 마음을 가진 뛰어난 과학자가 있었음에 뿌듯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