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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여행. - 마음 여행자의 트래블 노트
최반 지음 / 컬처그라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편안한 글과 더욱 편안함을 불러일으키는 사진들을 휘리릭 읽고나니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세상은 '여행'이라 부르지만 그에게는 '본능'......이라는 표지의 글귀가 마구마구 부러움을 너머 살짝 질투까지 불러일으키는 이 책!
문득, 마음과 사랑, 여행에 서툴다는 한 남자가 써내려간 인도 표류기에는 서툴다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익숙함이 묻어난다. 그래서 더욱 편안하게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독서였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인도하면 먼저 떠오르는 요가 이야기와 더불어,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 대한 독백 그리고 이미 네 번이나 인도를 찾으면서 나름의 인도여행을 터득한 것같은 일상의 이야기가 꼭 맞아떨어지는 사진들과 함께 잔잔한 감동과 편안함을 안겨준다.
곳곳에서 마주치는 웃음과 코끝이 찡해오는 감동까지.....요가를 배우다 갑작스레 방귀를 뀐 야시요의 할복을 염려하는 작가의 글이 과장스럽기도 하고, 안개 낀 언덕길을 자전거로 힘겹게 오르며 최 선생님과의 동문서답같은 대화에도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딸아이와 남편에게도 읽어주며 함께 깔깔거렸다.
제목조차도 겸손한듯 '서툰'을 가장하였지만 이미 여행이 본능이라는 그의 인도 여행기에는 서툰이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순수한 감동이 묻어나는 글이 이미 그는 서툰 여행가가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도를 느끼고 있는 여행가는 아닐지.....
릭샤왈라인 씨아람의 이야기를 담은 '거짓말만 들리는 귀'를 읽으며 왈칵 눈물이 솟구쳤다. 아... 이런 여행을 한 번이라도 해보고프다는 간절함도 함께.
깨진 짜이잔을 던지며 풍선을 터뜨리는 아이들에게 화는커녕 터진 풍선만큼 열심히 풍선을 불기만 하던 풍선 장수 아저씨가 마침내 한꺼번에 열 개의 풍선을 팔아버린 이야기, 바람이 없는 날 돌지 않는, 팔리지도 않는 바람개비를 들고 있던 아이에게서 바람개비를 사 광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는 저자의 이야기, 큰 길 한복판에서 차에 치여 누워 있던 소를 차마 찍지 못했다던 그가 들려주는 인도의 이야기에 문득....인도는 여행하기에 위험하다는 누군가의 경고가 공허하게 귓전을 울리는 것같다.
한때는 왠지모를 막연함에도 인도를 가고싶다는 마음도 먹었건만, 언젠가 누군가의 위험천만하다는 경고에 어느새 인도는 가지 못할 아니 가서는 안 될 나라가 되어 있었건만....... 서툴게 그러나 마음이 절절한 저자의 여행기에 다시금 인도가 새롭게 다가온다.
아니, 그보다 언젠가는 꼭! 진짜 서툴더라도 여행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밀려들게 하는 책이다.
음... 그러고보면 내 귀는 거짓말만 들리는 귀가 아니라 그때그때 변덕을 부리는 팔랑귀인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