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명의 아버지가 있는 집 레인보우 북클럽 14
마인데르트 드용 지음, 이병렬 옮김, 김무연 그림 / 을파소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60명의 아버지'가 있다고? 6명도 아니고 16명도 아니고.. 60명이나???
제목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책, 그래서 무척 궁금해서 꼭 읽어보고픈 책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있어난 중일전쟁을 배경으로 열두 살의 소년 티엔 파오가 들려주는 끔찍한 전쟁의 공포 속에서 끝내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아주 다행스러운 끝을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일본의 무차별 공격으로 티엔 파오의 동네는 한순간 죽음이 몰아닥치고 그 속에서 가까스로 탈출하다시피 부모와 갓난쟁이 여동생, 새끼 오리 세 마리와 새끼 돼지와 함께 빈 삼판을 타고 흐르는 강물에 목숨을 맡기는 티엔 파오. 

흐르는 강을 거슬러 도착한 곳은 헝양. 그러나 그곳도 티엔 파오의 가족들에게 마냥 안전한 곳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티엔 파오는 알지 못하는 미래에 반드시 만나야 할 운명인, 생사를 함께 하여야 할, 강신 함순 중위를 만나게 된다.

티엔 파오 가족에게는 집이자 이동수단인 삼판에서 일을 하러 나간 부모와 여동생을 기다리는 동안 말뚝이 뽑히는 바람에 정처없이 강물 위를 떠내려간 삼판 속의 티엔 파오와 세 마리의 오리와 그리고 새끼 돼지~

유일한 먹을 거리 쌀 몇줌을 가지고 어리지만 두 눈 질끈 감고 오리들을 떠나 보내고 새끼 돼지 '공화국의 영광'과 함께 걷기 시작한 티엔 파오.
그렇게 걷기 시작한 길에서 함순 중위와의 재회는 얼마나 큰 위안인지... 비록 일본군의 총격에 추락한 비행기에서 탈출한 함순 중위와 함께 일본군 수색대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지만 말이다. 몇날며칠을 유일한 동지인 공화국의 영광과 함께 흙도 먹고 낙엽을 주워먹으며 견뎌온 티엔 파오에게는 그야말로 강신의 재림, 그것이었을 것이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다시 만난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각자의 희망을 향해 아니 위험과 죽음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각자의 희망은 바로 현실이 되어 나타난다.
티엔 파오가 다시 부모와 여동생과 만나기까지 그 사이에 바로 '60명의 아버지'와 만나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어쩌면 용감하고 순수한 티엔 파오에게 내려진 인과응보인 셈인지도 모르지만....

열두 살의 티엔 파오. 사실, 천방지축인 내 딸아이와 같은 나이의 어린 티엔 파오가 전쟁통에 어느날 갑자기 가족들과 떨어져 겪게 되는 이야기가 정말 우여곡절, 천만다행이라고만 생각하기엔 읽는 내내 티엔 파오의 무서움과 두려움이 고스란히 전해져와 책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새끼돼지 공화국의 영광과의 동행이 우습기도 하고 마냥 꿀꿀거리며 시끄러울 것 같은 새끼돼지를 유일한 가족삼아 꼭 끌어 안기도 하고  또 위기에서 지켜내기도 하는 티엔 파오의 절박함이 가슴을 아릿하게도 하였다.

네델란드 태생으로 미국의 이주민인 저자가,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동안 중국에서 복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는 이 이야기는 그래서인지 어린 티엔 파오를 두려움으로 떨게하는 전쟁터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어리지만 용기있고 따뜻한 마음을 지닌 소년 티엔 파오와 그에게 아버지가 되어준 60명의 병사들, 그리고 티엔 파오를 적지로부터 빼내어준 빨치산 유격대들과 망설임없이 비행기를 띄운 함순 중위까지~ 전쟁 중에도 잃지않은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 만들어낸 따뜻한 이야기이다. 

참, 1956년 하퍼콜린스사에서 출간된 책에는 유명 삽화가 모리스 샌닥이 그림을 그렸다고 하여서인지 표지의 그림이 왠지 모리스 샌닥의 느낌이 살짝 묻어나는 것도 같다. 더불어 모리스 샌닥은 과연 어떻게 티엔 파오의 이야기를 그려냈을까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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