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착한 영어 팝니다 ㅣ 처음어린이 3
서석영 지음, M.제아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착한 영어 팝니다~'라는 제목에 의아함이 절로 생겨나 휘리릭~ 책장을 넘겨보니 중간중간 영어단어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올커니~ 섣부르게 짐작해본다. '아마도 요즘 수학이다 과학이다 하며 갖가지 동화로 꾸며내니 이제 영어도 동화로 꾸며서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흥미로움을 느끼게 하려는 일종의 미끼도서??'
주인공 지수와 엄마의 대화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첫 장부터 내 주변에서 흔히 겪게되는 아이와 엄마의 모습이기도 했다. 정말 학원 선택에 얼마나 신중하고 또 신중한지 그리고 가능한 최고의 학원을 골라내기 위해 일일이 찾아다니며 상담을 받고 아이에게 테스트까지 받게 하는 엄마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아직까지 단순용감(?)함으로 딸아이를 학교교과에만 충실하게 유도하고 있는 엄마때문에 딸아이는 아직 학원이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른다. 방문수업 역시 다섯 살무렵 1년 정도 했던 한글수업이 고작이다. 학교에서의 방과후 수업조차도 작년까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하다가 지난 1학기에 영자신문반에 들어가서는 간간이 영문기사도 쓴다고 낑낑대더니 1학기 종강을 하면서 수료증을 받아왔었다.
이야기 속 지수의 엄마처럼 딸아이에게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내밀지 못하는 내 입장에서는 한편으로 엄마의 미련한(?) 고집때문에 아이에게 또다른 배움의 기회를 일방적으로 박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득문득 밀려오는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어쨌거나, 아직은 딸아이를 사교육으로 해결해 보고픈 마음이 없는 엄마때문에 오늘도 딸아이는 나의 종용을 받으며 나름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주인공 지수는 딸아이 또래쯤이려나....... 이미 엄마의 학원 순례기며 새로운 학원으로 옮기기 위한 회유와 협박(?)에도 어느새 잘~ 적응하고 있다. 이건 뭐 누가 애고 누가 어른인지.... 읽다보면 지수와 엄마의 대화며 일상이 딸아이와 나의 그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왠지 가슴 한 켠이 콕.콕. 찔리는 느낌이다.
영어학원이란 것만 살짝 제외하면 일상에서의 일들이 별반차이가 없다고나 할까......
지수의 영어에 대한 부담은 비단 유난한 엄마와 숙제를 왕창왕창 내어주는 영어학원에만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마음껏 아니 조금쯤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또 일상을 즐길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부족함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왠지모르게 익숙한 대화와 일상에 콕콕~ 찔리기도 했는데, 다행히 처음의 예상처럼 무조건 영어와 친근하게만 만들고자 하는 의도로만 채워지지 않은 이야기이다.
뒤늦게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일층의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언어인 영어를 배우는 지수가 공통으로 겪게되는 어려움과 더불어 서로 다른 입장 차이로 자연스레 야기되는 점(예를 들면, 일찍 한글을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해 그동안 까막눈으로 살아온 할머니가 나중에는 자신의 그런 점을 이용하고 또 속인데 대해 눈물 흘리는 것, 각종 고지서도 제대로 못 봐 일상 생활에서 겪게 되는 불편함 등과 같은)으로 인해 어린 지수가 스스로 영어를 배우려는 태도를 갖게 되는 이야기가 솔직히 인위적인 냄새가 폴폴~ 풍겨나온다.
허나 그렇게 해서라도 지수가 스스로 배움의 이유를 깨우치는 이야기가 좋기만 하다. 지수 엄마의 그 어떤 잔소리보다도 얼마나 효과적인가.......
내 딸아이도 지수의 이야기를 통해 자극 좀 팍팍! 받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