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말아요, 티베트 - 히말라야 넘어 달라이라마를 만나다 맛있는 책읽기 6
정미자 지음, 박선미 그림 / 책먹는아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2006년 중국의 지배를 피해 히말라야를 넘어 탈출하던 티베트 사람들을 중국 국경 수비대가 무차별 공격하여 숨지는 사건을 바탕으로 엮었다는 동화는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가슴 한 켠이 뭉클해졌다.

이 책을 읽기 얼마전에 읽었던 <희망을 여행하라:소나무>에서 중국의 서남공정중 가장 중요한 전략이 '티베트의 관광지화'였다는 것과 중국의 침략과도 같은 티베트 개발로 인해 목초지를 강제수용 당하고, 중국의 이주정책으로 몰려온 한족들을 위한 채소경작지로 빼앗기고 상권마저 그들에게 장악당하고 땅과 건물을 점령당한 라싸는 더이상 티베트인들의 성스러운 순례지가 아닌 언제 다시 되찾을지 모르는 염원의 땅으로 여전히 남아있음을 알게 되었다.

1959년 달라이 라마를 납치하려던 중국의 계획이 알려져 그를 지키기 위해 포탈라 궁에 모여든 수만 명의 티베트 군중들을 향해 무차별 발포를 서슴치 않았던 중국. 그날 시작된 저항과 봉기로 죽은 사람의 수는 라싸에서만 8만 5천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중국의 무자비한 무력 침공을 피해 목숨을 걸고 히말라야 설산을 넘어온 위태로운 이야기는 그책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14대 달라이라마가 세운 망명정부에서 살고 있는 티베트인들은 언젠가 되찾게될 라싸와 티베트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독립'하면 비록 일제의 지배를 직접적으로 당해보지 않았더라도 역사를 통해 본능적으로 핏속에 흐르고 있는 뜨끈한 무엇이 끈끈하게 뭉쳐지는 것을 나 역시 느끼고는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일제의 지배와도 같은 치욕과 아픔의 세월을 겪지 않아야한다는 결심에 어느새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일제의 침략하에서 오로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두만강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로 향하던 위험천만한 탈출이 있었기에 마침내 우리는 독립할 수 있었으리라.

우리에게는 다행스럽게 이미 과거로 기억되는 조국의 독립이, 티벳의 어느 땅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는 언제 마주하게 될지 모르는 멀고도 먼 미래의 희망임을 보건이가 들려주는 '울지말아요, 티베트'를 통해 가슴 뭉클하게 느끼게 된다.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빠를 따라 중국을 찾았다가 우연하게 히말라야을 넘을 결심을 하는 주인공 보건. 아빠와 보건이 함께 히말라야를 넘게 된 이들은 다름아닌 중국의 지배를 피해 히말라야 너머 독립의 희망을 키울 수 있는 또 하나의 티베트를 찾아가는 사람들. 그 속에는 가족들과 생이별을 한 채 티베트인들의 정신적인 지주인 달라이라마를 찾아가는 사람도 있고, 중국의 감시를 피해 자유로운 불성을 이루기 위해 떠나는 스님들도 있고, 부모에 의해 티베트를 배우러 떠나는 어린 아이들도 있다.

그들과 함께 편안히 쉴 곳은커녕 먹을 것 마저 넉넉하게 챙기지 못하고 오로지 운명에 기대어 눈덮인 히말라야를 넘는 사람들. 그들의 모습을 통해 오래전 우리의  역사 한 조각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일본을 피해 조국을 떠나던 독립운동가들과 나라 잃은 피란민들... 채 100년도 되지 않는 과거의 우리 모습이었을 것이다.

티베트인들과 함께 히말라야를 넘는 보건이가 알게 된 티베트말 몇 마디. 엉덩이는 엉덩, 엄마 아빠는 엄마 아빠, 날씨는 남시라고 한다는데 우리 말과 똑같거나 비슷한 것이 정말 신기했다. 고맙습니다는 투제체라고 한다니... 언젠가 인도의 다람살라로 딸아이와 함께 공정여행을 꿈꾸고 있는 내게 참으로 유용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가족들을 떠나 홀로 다람살라로 향하는 텐진이 결국엔 돌풍에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버린 것. 돌풍이 삼켜버린 텐진이 그려 준 원숭이 그림을 보며 종이비행기처럼 설산을 날아올라 엄마의 따뜻한 품에 안겼을거라 생각하는 보건이. 절로 눈물이 솟구쳤다. 아... 이런 몹쓸 현실....

결국엔 최후의 관문을 뚫지 못하고 중국공안들의 총에 스러진 돌마여스님은 그렇게 중국공안들에게 끌려가고 그 광경을 사진에 담은 기자들에 의해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이야기속에서도 티베트의 현실이 세상에 알려진다.

티베트인들의 목숨을 건 망명길에 함께 했던 보건이의 이야기를 통해 동북공정이란 허울좋은 명분으로 2002년부터 우리의 고대사를 제 것인양 마음대로 조작 날조하고 있는 중국에게, 어쩌면 약하다는 이유로 땅이며 정신까지도 빼앗긴 티베트의 모습이 결코 남같지 않다.

티베트의 독립은 결코 그들만의 노력으로 되어지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래전 우리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세계에 우리의 암울한 현실을 알리려 했던 것 처럼말이다. 우리의 과거 모습을 자꾸만 떠올리게 하는 티베트의 아픈 현실....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기위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진정한 고민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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