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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자의 산책 ㅣ 이야기가 있는 수학 1
마리 엘렌 플라스 지음, 김희정 옮김, 카롤린느 퐁텐느 리퀴에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발타자의 산책>을 받아들고 무엇보다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은 보통 그림책보다도 훠얼~씬 크고 넉넉한 판형이다. 더구나 하드커버로 되어 있는데다 책장에 바로 꽂기도 힘들어 은근히 불편한 것 같다.
그러나 두고두고 볼수록 처음 느꼈던 불편은 언제 그랬냐는듯 기억조차 희미해지고 책장을 펼치면 시원시원한 크기에 펼쳐지는 발타자의 산책이 즐겁기만 하다.
첫 장을 펼치면 삼층 높이의 발타자네 집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제일 아래층에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발타자와 이층에서 책을 보고 있는 아빠 그리고 다락방인듯한 꼭대기층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이쁘게 다가온다.
날씨가 몹시도 고약한 어떤 날, 창밖으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던 발타자와 빼뺑이 발견한 것은 비가 내리는데도 정원에서 뛰어놀고 있는 갈색 토끼 한 마리~
서둘러 우산을 챙겨들고 나선 발타자와 빼뺑은 곧 두 개의 파란 눈을 가진 개구리와 회색 하늘에 떠있는 세 마리의 토끼와 비를 피해 닭장 안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네 마리의 암탉들도 만난다.
시원한 빗줄기 속을 거닐며 다섯 마리의 달팽이도 만나고, 밤나무 비밀장소의 어둠 속에서 여섯 마리의 박쥐도 만나고, 창고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일곱 개의 안경들도 상자 안에 가지런히 정리도 한다.
'이야기가 있는 수학' 그림책인 <발타자의 산책>은 그래서인지 자연스레 책장을 넘기며 다음 숫자를 기대하게 된다. 아마도 아직 숫자를 깨우치지 못한 어린 아이들에게는 큼지막한 숫자만큼 등장하는 주인공들을 찾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세기에 바쁠 책인 것 같다.
열 개의 과자를 빼뺑과 사이좋게 나눠먹는 발타자의 모습이 앙증맞고, 갑자기 나타난 토끼에게도 과자를 나눠주러 쫓아가는 빼뺑과 발타자의 뒷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1부터 10까지 배우고 나면 휑뎅그레 텅빈 들판에 숫자 '영'이 하나도 없음을 깨우쳐 주고, 다음 장을 넘기면 온통 하얀 토끼들이 뛰고 노는 모습에 깜짝 놀라게 한다. 백 마리의 토끼를 세어보느라 정신이 없다.^^
두고 볼수록 즐거움이 가득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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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 문득 큼지막한 우산을 쓰고 장화까지 챙겨신고 집밖으로 나선 발타자의 산책이 몹시도 부러웠던 기억이 나는지 점심을 든든하게 챙겨먹고 집에 있는 가장 큰 우산을 골라 집을 나섰다.
그동안 아껴두었던 비눗방울도 챙기고 첨벙첨벙~ 물웅덩이에 들어갈 생각에 짧은 바지에 슬리퍼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드디어 출발~~

비오는 날 비눗방울 놀이를~
큰지막한 우산때문에 불편해도 무지개빛깔이 이쁘기만 한 비눗방울~

바람때문에 우산을 쥐기 힘들어 잠시 바닥에 앉아서 마음껏 부는 비눗방울~
바닥에 내려앉은 비눗방울도 이쁘고~

비가 오니 아무도 없이 텅~빈 놀이터.
놀이터 곳곳엔 물웅덩이가 생겼다.
발타자랑 빼뺑이 들여다보던 물웅덩이 생각이 나 반가운 마음에 첨벙첨벙~
비에 젖은 미끄럼틀도 타고~

우와~
하얀 토끼를 찾아 나선 길에 발타자와 빼뺑이 만난 달팽이다~
제법 큰 달팽이가 보도블럭 위를 기어가고 있는 모습에 혹여라도 오가는 이의 발에 밟힐까봐
얼른 들어서 한참을 들여다보며 놀았다.
풀숲에 놓아두니 이리저리 몸을 틀며 가는 달팽이~
아쉬운 마음에 한동안 달팽이를 들여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