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돌의 도시 - 생각이 금지된 구역
마누엘 F. 라모스 지음, 변선희 옮김 / 살림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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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과연 얼만큼의 생각을 하고 또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썼을까...하는 의문과 함께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라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어지럽혀 책속의 내용과 함께 뒤죽박죽되었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배경은 어느새 훌쩍 뛰어넘어 49세기. 너무나 먼 미래여서 솔직하게 '감'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지만 그 시대에는 '생각'이 금지된, 정치인을 비롯한 몇몇 특수계층에게만 허용된 조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낱낱의 일들이 비밀이 없는듯 '버추얼 비전(현재의 TV의 업그레이드 버전쯤??)'으로 중계되고 있다. 심지어 세계대통령의 지극히 사적이고도 은밀한 일까지도......

그저 내리막길을 보면 무조건 달리고픈 본능에 충실한 주인공 카르멜로 프리사스. 그날의 사건 역시 내리막길을 달리는 동안 온몸으로 느껴지는 그 쾌감에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즐거움에 겨워 달리고 또 달리던 그 끝에 펼쳐진 돌이키지 못할 사건으로 그는 '선행과 사회보건부'라는 일개 공무원의 신분으로부터 세계대통령의 핸드백 날치범을 잡은 영웅으로 급부상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살인사건의 범인이 되어 특수치료의 부작용으로 무작정 쫓기는 카르멜로와 그를 진짜 범인이라고 믿으며 사라진 그를 찾기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의 한바탕 소동과 같은 이야기가 정신이 없다. 

언제나 그렇듯 외국소설을 보면 등장인물들의 이름만으로도 벅찰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좀 많아지고 사건이 복잡하다 싶으면 더욱 그렇다. 도무지 이야기의 흐름조차 읽어내기가 벅차다. 아....나의 한계...

아무튼, 자신도 모르는 채 영웅이 되었다가 또 몹쓸 살인범으로 쫓기는 신세가 된 주인공 카르멜로를 둘러싼 음모를 나름대로 읽어내자면, 49세기에는 아마도 세계대통령이 지배하는 시대로 인간의 사고에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세계대통령이 되기위해서는 반짝반짝 윤이 나는 '둥근 돌'을 소유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 둥근 돌 속에는 '책'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과연 둥근 돌 속에 든 책이란 어떤 책일까? 인간의 사고를 통제하는 비밀이라도 담겨있는 것일까? 사라진 둥근 돌에 의해 계속되는 의문의 살인......

카르멜로 자신만 빼고 다 아는 영웅적인(?) 사건은 어느새 '둥근 돌'의 행방을 쫓는 추리사건으로 전개되고, 더불어 그 둥근 돌 속에 든 세 권의 책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다. 

마침내 둥근 돌 속에 소중하게 모셔져(?) 있던 세 권의 책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세 권의 책이란 다름아닌 송자의 <전쟁의 기술>과 아르가냐노 선생의 <건강한 인생을 위한 에로틱한 요리법>, 노래집(20세기의)으로 이 또한 내게는 뜬금없기는 마찬가지...^^;

작가는 '이 소설에서 사회를 비웃고 조직, 가치의 부재, 일부 인물들과 그들이 하는 짓을 비웃는다'며 '웃음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건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루에 몇 차례라도 웃지 않는다면 그 날은 실제로 실패한 날인 셈이다'라며 블랙유머를 지향하는 작품임을 내비치지만, 내게는 어느 한구석 날카롭고 통렬함이 전달되지 않는다.

어렴풋하게 이 작가는 참 생각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짐작과 함께 왜 작가는 49세기를 선택하였으며, 49 혹은 4와 9라는 숫자를 의도적(읽는 내내 유치하게 느껴져서..)으로 반복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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