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한국사 인물전 맛있는 한국사 인물전
양창진 지음 / 이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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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들어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다각도로 조명되고 파헤져지고 있는 우리 역사. 그래서인지 여태껏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역사란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에다 단편적인 것들이었는지......

처음 역사를 배우면 반 만 년 즉 오천 년 역사의 유구함을 내세우며 우리 역사의 길고 질긴 찬란함을 강조하지만 정작 그 길고 오랜 역사에서 들려주는 것은 항상 승자이거나 아니면 일인자였던 그의 입장에서 펼쳐지고 단정지어지는 것이었음을 비로소 눈치채는 요즘이다.

물론, 국민적 역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절대 왕권이나 전제 군주에 의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존엄성을 날로 드높인 오랜 역사적 싸움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이미 코흘리개 아이들도 주워섬기는 위대한 승자의 이야기보다는 패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름의 의미를 담아내며 새로운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가 활발한 요즘, 주류에 가리워진 비주류 파헤치기 뿐만 아니라 여태까지의 주류에 대한 해석 역시 다시금 돌아보기도 한다.

그야말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스스로의 역사 바로 세우기 또는 역사 바로 알기가 한창인 요즘이다.

TV에서는 역사드라마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책 또한 역사를 사실적 또는 판타지적으로 다루며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맛있는' 한국사 인물전이라는 다소 가벼운 느낌의 제목이지만 내용만큼은 우리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묵은 맛'이 구수한 책이다.

거대한 중국에 한 점 들러붙은 존재로 여기며 세계를 정복하려던 혹은 탐험하려던 자들이 오가다 우리나라의 어딘가에 표류했다는 역사는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조상들은 그저 밖으로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침략만을 막아내며 살았음을 자랑스럽게 배우지 않았던가......

그런데 표류의 기억에서 만난 우리의 조상은 중국 너머 광활한 사막과 고원을 가로질러 학문적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혜초), 우리보다 세계의 역사가들이 세계 문명 교류사의 주요 인물(고선지)로 인정하기도 한다. 또 표류를 경험한 후 표해록을 남긴 이들이 한둘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또, 남자들만의 전유물처럼 항상 정치와 권력은 남자들의 이야기로 펼쳐지는 우리의 역사의 한 켠에서 여성이지만 남자 못지 않은 권력욕이 강했던 신덕왕후 강씨. 두 권력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마다하지 않고 권력과 영화를 누린 여인 김개시. 그야말로 정치적 격변기에서 여걸로 시대를 호령했던 인수대비 등등의 이야기는 식상함을 벗어난 신선한 맛이 아닐 수 없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 역대인물 종합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저자가 그동안 미처 몰랐던 혹은 알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펴냈다는 이 책은 그의 바람처럼 이미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조금은 깊어진 것 같다.

더욱더 맛깔난 한국사 이야기가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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