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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인터넷 선진국인 우리나라. 그리고 인터넷이란 공간에서의 시민(이른바 네티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끔은 허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조차 들고는하는 인터넷에서 또 하나의 삶을 펼쳐가고 있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현실이다.
인터넷에서의 삶을 펼치고 꾸려나가는 공간으로 자신의 집과 같은 ’블로그’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블로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블로거가 되는 것이다.
블로그란 자신의 공간을 오늘도 제각각 꾸려가는 수많은 블로거들 사이에 언제부터인가 고유한 닉네임으로 사이버사회에서 유명인이 된 네티즌들이 또한 적지 않다. 나름의 색깔과 분위기로 실제의 모습이나 삶이야 어떻든 또 하나의 자신을 살고 있는 네티즌들.
’로쟈의 인문학 서재’는 네티즌이자 블로거로 블로그들 사이에 유명인이 된 ’로쟈’의 글을 담고 있다. 모 인터넷서점의 서재 한 켠에 차곡차곡 채워가던 그의 서재가 블로거들의 눈에 띄기 시작하여 마침내는 가상의 공간이 아닌 실체인 ’책’을 당당히 우리곁에 존재를 드러낸 것이다.
서재의 주인장이라 할 수 있는 ’로쟈’는 물론이거니와 수 많은 블로거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밀려온다.
몇 년째 차곡차곡 그의 서재에 쌓인 그의 작품들이 다섯 가지 주제로 분류되어 담겨있는 두께도 내용도 묵직한 실체를 받아들고 한동안 부러움에 선뜻 책장을 펼치지 못했다.
노어노문학 전공, 노어노문학 강사로 또 러시아 문학과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의 이력때문인지 ’곁다리 인문학자’라는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실용적인 분야를 공부한 내게는 그의 다섯 서재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가볍지 않았다.
그의 첫 번째 서재인 ’문학 노트’부터 예사롭지 않게 펼쳐지는 그의 앎에의 전개와 주관적인 시선에 순수하게 호기심과 흥미로움에 그의 서재를 들여다보고자 했던 나의 시도가 참으로 한심하게 여겨졌다.
인문학적 아니 순수학문적 깊이나 주관이 전혀없는 내게는 새로운 묵직함을 던져주는 로쟈의 서재. 오기로라도 그의 서재 구석구석을 파헤치고픈 욕심이 끈기로 모습을 바꾸어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
우선 그의 첫 번째 서재인 ’문학 노트’와 조금은 부담이 적은 듯한 두 번째 서재 "예술 리뷰’ 그리고 그가 장래에 쓰고자 한다는 지젝에 대한 네 번째 서재와 다섯 번째 ’번역 비평’을 욕심과 오기로 읽고 말았다. 읽었다는 것의 의미는 이해했다기 보다는 그저 활자를 읽어낸 것이다. 솔직히 내게, 몇 번을 곱씹어 읽어도 의미를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읽으며 그저 흥미로 재미로 책을 읽고 느끼는 나의 독서에 대한 일차원적인 생각이 어쩌면 그만큼 아는 것이 없음을 보기 좋게 포장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밀려온다.
뒷표지의 ’우리 시대의 대중지성 로쟈, 훔치고 싶은 그의 서재’라는 문구에 문득 그의 삐딱함을 부려본다. 그는 그대로 나는 나대로의 서재가 마땅(?)한 것이라고.......
로쟈의 서재는 놀라움과 질투심을 일게하지만, 그의 앎과 주관에 대해서는 감탄과 부러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사실이다. 문득 학문에의 욕구가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