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집
리비 맥도날드 지음, 박산호 옮김, 임종한 감수 / 시공사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험한 집'이라는 제목과 함께 방독면을 쓴 두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강렬하게 나의 시선과 심장을 떨리게 하는 책이다.  그 어느 곳보다 편안한 휴식과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집'이 '위험'하다니..... 그 내막이 궁금하여 서둘러 책장을 펼쳤는데 앞부분의 추천사와 '진실을 폭로하다'라는 제목의 머리글을 읽으려니 쉽게 손에서 놓지 못해 결국엔 휘리릭~ 읽게 되었다.
네 아이의 엄마이자 작가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로, 또 아이들을 위한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저자는 자신의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환경에 대해 그다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 점에 대해서는 나 역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공감 백 배인 대목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뉴스는 물론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내용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온갖 오염과 공해 그리고 위험물질로 어느 것 하나 안전한 것이 없을 지경이다. 먹는 것에서부터 바르고 입는 것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이 산업화와 현대화로 인한 눈부신 발전과 끊임없는 개발의 어쩔 수 없는 산물임을 또한 알려준다. 과연 발달이나 발전, 개발같은 것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는 자연상태로 안전하게 살고있을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인간사의 발전에 따른 부작용이라 생각하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얼마전에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앞 문구점에서 파는 싸구려 악세사리에 납이 다량으로 들어있어 납중독까지 우려된다는 기사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은 '납'은 우리만의 이야기는 결코 아닌가보다.  

수은과 관련한 어패류의 섭취를 꺼려하는 이야기 역시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플라스틱 용기를 가능한 사용자제를 권장하는 일이 하루이틀의 일이 아님을......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우리의 가슴을 한두어 번쯤은 쓸어내렸을 법한 것이었음에도 글을 읽는 내내 다시금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져 옴을 어쩔 수 없었다. 

대부분의 해로운 물질들이 가장 활발하게 우리에게 접촉되고 흡수되는 곳이 다름아닌 '집'이라는 공간이라는 것에 더욱더 마음이 불편해졌다.  여태까지 여기저기에서 한두 번쯤 들었음직한 불편한 내용들, 외면하고픈 현실들이 총망라되어 있는 내용. 무엇보다 주부로서 엄마로서 대부분의 일을 '집'이라는 공간에서 수행하고 있다보니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는 현실들. 

미국에서는 1978년 이전에 지어진 집에 사는 것이 무척이나 해로운 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유인 즉 당시의 건축용 페인트에 다량으로 함유된 납 성분때문이었다. 납에 노출된(중독이 아닌) 아이들의 증상은 지능 지수 하락, 독서 장애, 발육 부진, 청력 손상, 주의력 결핍 등 부모로서 입에 올리기 조차 꺼려지는 내용들이다.  

그밖에 다루고 있는 수은, 플라스틱, 발암물질과 대기오염, 살충제까지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항력이나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손상이나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었다.  

본문에서 저자가 만난 각계의 전문가들가의 대화와 조언을 통해 위험물질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저자와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나서는 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에라도 내 아이가 납에 얼마나 노출되었는지부터 제대로 알고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조사자체도 일반적이지 않다고 하니 가슴 답답해져 왔다.

정말 외면하고픈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진실 앞에 우리는 언제까지 눈 감고 귀 막고 있을지 막막해져 왔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외면하지도 피하지도 못할 진실이라면 과연 진실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과 함께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우리의 현실 아니 어쩌면 더욱 열악한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아이들이 유괴와 교통사고 등의 위험보다 더 위험한 환경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