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잔의 차 - 히말라야 오지의 희망 이야기
그레그 모텐슨 외 지음, 사라 톰슨 개작, 김한청 옮김 / 다른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아침이면 어김없이 볼륨을 높이는 라디오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나라 안팎의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뉴스거리라는 것이 누가 그렇게 정의를 내려놓기라도 한 것인지 반갑고 즐거운 소식보다는 긴장과 회의를 안겨주는 것들로 넘쳐난다.

작게는 개인의 가정사에서 비롯되는 범죄부터 크게는 국가간의 긴장감 넘치는 테러와 전쟁의 가능성까지, 어느덧 글로벌시대를 살고 있음에 수만 리 밖의 나라소식에도 깜짝깜짝 놀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는 한다.

필요이상으로 하루하루를 긴장하며 살아가는 오늘날의 우리의 모습에그럴 때는 차라리 오래 전 서로의 소식이며 왕래가 조금은 더디게 전달되고 알게되는 그때가 더 그리워지고는 한다.

우리나라도 끊이지 않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로 점점 더 살기 힘들어지는 사람들의 소식이 그저 평화롭게 욕심없이 살면 좋겠다는 나의 작은 바람은 어쩌면 요즘 시대에 큰 욕심같게만 여겨진다.

그러던 차에 읽게된 '세 잔의 차'. 이미 성인용 버전이 나왔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읽게된 '어린이를 위한' 세 잔의 차라고 하는데 표지 어디에도 '어린이용'이란 문구가 없어서인지 <들어가는 글>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 책속에는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특별한 마음으로 돌보았던 여동생의 죽음을 조금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였을까....... 여동생의 목걸이를 히말라야의 정상에 묻고자 했던 그레그의 바람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 이후의 삶으로 그를 살아가게 한다.

그저 자신이 죽을 뻔한 순간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음에 감사해서, 목적지였던 아스콜리가 아닌 코르페 마을의 하지 알리와 사말들의 보살핌이 고마워서 그 은혜에 무한 감사함 때문에 학교 건물조차 없이 언 땅 위에서 무릎을 꿇고 공부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에게 일어난 어쩌면 운명과도 같은 일은 히말라야 정상에 동생의 목걸이를 묻지도 못하고 내려오는 길에 길마저 잘 못 들어 죽을 고비를 넘기며 흘러들어간 코르페에서 하지 알리와의 만남의 순간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이미 그는 모험적인 부모에 의해 아프리카에서 작은 유엔을 경험하며 자신 이외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결국 K2봉 정상에 여동생 목걸이를 묻고자 했던 마음은 코르페 마을의 아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겠다는 그레그의 결심이 되고, 무모하게만 느껴지던 그의 결심이 마치 짜여진 각본처럼 현실로 실행되는 모습은 정말 '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오지의 학교에 기본적인 건물만 짓는다고 하더라도 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그레그에게는 쓸데없는 순간적인 치기라고 생각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자신의 결심이자 약속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었던 580통의 편지는 초등학생들의 동전 모으기로 또 주변 사람들의 관심으로 퍼져나가 마침내는 그레그 개인의 일이 아닌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 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행운처럼 다가오는 산악인이자 대단한 부자인 장 회르니와의 만남으로 마침내 그는 학교를 짓는 일에 첫 발을 내딛는다. 아..... 정말 기적과도 같은 순간이다.

평범한 개인의 약속으로 시작된 일이 그 이후 오지의 아이들에게 배움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미래며 희망까지도 품게하고 또 드넓은 세상까지도 보여주는 그야말로 경이로운 일이 되었음을, '2009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선정된'표지의 문구에 한 치의 반감은 커녕 제발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게 밀려온다.

오지의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금방이라도 히말라야의 차디찬 찬바람이 느껴질 것 같은 사진 속의 그레그의 모습에 왠지모를 숙연함이 느껴진다.

비록 나 자신은 내 아이의 미래며 희망조차도 제대로 갖게 하고 있는지 순간순간 회의를 느끼는데, 그레그는 오지의 아이들에게 그야말로 세상이 달라보이고 눈이 번쩍 뜨이는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가 하는 생각에 새삼 반성도 한다.

어쩌면 거침없는 자신의 마음 속 생각에 대해 확신을 갖고 불가능은 염두에도 없이 실천하는 그레그에게는, 그러한 용기와 실천의 힘을 심어준 그의 부모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며, 내 아이도 그레그처럼 되기를 바라기 전에 나도 그의 부모처럼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성인용 '세 잔의 차'를 보지 않아 어린이용과 내용상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래도 요약되고 편집되는 과정에서 정말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은 많이 사라진(?) 것일까?

그래서인지 이 책(어린이용)을 읽는 아이들이 그레그의 일이 순간순간 행운( 어려운 순간에 짠~ 하고 나타나 그를 도와준 것 같은 현지의 사람들이며 무엇보다 금전적으로 큰 도움을 주었던 장 회르니와의 만남 등등)이 찾아와 큰 어려움없이 이루어진 일로 생각할까 조심스럽기도 하다.

어쨌거나, 아직도 진행중인 그레그의 용기와 실천은 아침마다 세상의 여기저기에서 위험스럽게 들려오는 세상소식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살맛나는 세상임을 일깨워주는 훈훈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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