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책 - 마틸다의 숨은 행복찾기
길라 루스티거 글, 이유림 옮김, 비탈리 콘스탄티노프 그림 / 시공사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질문의 책'이란 제목에 끌려 초등고학년이 된 딸아이에게 읽혀주고파 선택한 책이었다. 한 손에 쏘옥 들어오는 크기와 빨간색이 인상적인 표지에도 불구하고 처음 무턱대고 책장을 펼치고 읽었다가는 다소 혼란스러울지도 모를 독특한 책이다.

아닌게 아니라 나 역시도 한참을 읽다가 되돌아와서야 다시 읽고 또 다시 읽으면서 비로소 주근깨 들창코의 마틸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마틸다가 들려주는 '숨은 행복 찾기'를 제대로 좇으려면 책표지 안쪽의 그림이 무엇인지를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이고(빨간 줄로 연결된 동그란 것이 내게는 작은 행성들이 연결된 것쯤으로 알았는데.... 나중에서야 그것이 실뭉치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다음에는 본문에 앞서 만나는 <경고>에 보다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대충~ 훑어보듯 지나친 나는 그 부주의함과 경솔함에 톡.톡.히. 댓가를 치뤄야 했다. 주석에 대한 '경고'를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음으로 인해 엉뚱한 주석을 읽고서는 본문과 동떨어진 해석에 몇 번이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급기야는 본문조차 뒤죽박죽이 되었으니 말이다.

각 장의 끝에 마련된 주석(주석이 본문 내용 못지 않다. 주석의 장에는 빨간 실로 연결된 실뭉치가 굴러다니고 있다. 실뭉치가 있는 페이지는 모두 주석이다~)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각 인물들의 속사정이나 속마음 그리고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있다.

첫 장부터 등장하는 주요인물, 그린베르크 아저씨는 아이들로 가득한 커다란 도시 한복판에 사는 착한 사람이지만, 진짜 아이는 평생토록 단 한 명도 만나 보지 못한 사람이다. 매일 오후, 똑같은 시간에 간이매점에서 구입한 신문을 읽는데만 온통 빠져있는 아저씨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주변의 그 어떤 것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자신을 닮은 일곱 살 먹은 암캐 홀스타인과 살면서 가정부 미라벨라가 만들어 주는 베이컨과 스크램블드에그를 곁들인 구운 감자를 가장 좋아하는 그린베르크 아저씨의 무심함에 의문을 던진 주근깨 들창코 소녀 마틸다는 또 한 사람, 할머니를 잃은 슬픔에 잠긴 파울을 떠올리며, 묘한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린베르크 아저씨와 파울이 신기하게도 오래전(아저씨가 파울만 했을 때) 사춘기때 아저씨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소해 주었던 '질문의 책'으로 연결되는 순간까지의 이야기 속에는 주근깨 들창코 소녀 마틸다와 뚱뚱하지만 키가 무척 큰 티나, 가정부 아줌마 미라벨라, 부모의 이혼으로 혼란스러운 지몬의 마음 속 고민까지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오래전 아저씨가 같은 반 친구였던 레오 브란트로 받은 '질문의 책'은 다름아닌 수백 년 동안 아이들이 고민과 질문을 적어 놓은 책으로 도움이 필요한 모든 아이들의 것으로 30일이 지나면 다른 아이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세상에서 딱 하나뿐인, 누구의 소유도 될 수 없는, 그러나 모든 아이들과 연결되어 있음에 마음껏 행복을 느꼈던......

마틸다의 주문 탓이었을까..... 그린베르크 아저씨와 파울은 어느새 마틸다의 묘한 계획처럼 서로의 고민도 알아채고 이야기도 나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오래전 아저씨의 손을 떠난 '질문의 책'이 등장한다.

그린베르크 아저씨가 가정부 미라벨라의 귀가를 앞두고 벌이는 심리전과 상황이 한바탕 웃음을 주면서 마침내 모두가 행복에 흠뻑 젖는 결말에 나 역시 '행복'을 공감한다.

첫 단추를 잘 못 꿰는 바람에 두세 번을 읽고 또 읽으며 마틸다가 들려주는 '숨은 행복 찾기'의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었던, 내게는 다소 어려운 책이었다.^^;;

주석이 본문 못지 않은 독특한 책을 찾고 있다면 강추할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