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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슬머리 아이 ㅣ 파랑새 그림책 78
김영희 글.그림 / 파랑새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오우~ 그야말로 감탄이다.
처음 책을 받아들고 시원한 아니 엄청 큰 판형에 놀라고, 김영희란 아주아주 좋아하는 닥종이 인형의 작가의 작품이란 것에 놀라고, 여태껏 보았던 한국냄새 폴폴~ 나던 닥종이 인형이 아닌 빨간 곱슬머리를 한 새로운 느낌의 닥종이 인형에 놀라고, 그림책을 펼치면 실물크기를 보는 듯한 시원하고 생생한 그림에 놀란다~
닥종이 인형 작가 '김영희'의 첫번 째 그림책이라니 무척 반가움에 오래전 추억이 먼저 떠오른다.
회사일로 독일출장을 가게 되던 그 즈음 나는 닥종이 인형 작가인 김영희를 알게 되었고 그녀의 작품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와 <뮌헨의 노란 민들레>를 푹 빠져 그녀의 용감한 삶에 열심히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남편과 사별후 연하의 독일인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로 훌쩍 독일로 건너갔다던 김영희는 그곳에서 한국의 청취가 물씬 나는 닥종이 인형들을 만들며 특별한(?) 한국 홍보에 앞장서고 있었다.
독일로 떠나기 전에 출판사에 전화해서 그녀의 연락처를 종이에 적어 설레이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환승비행기편을 기다리는 동안 그녀에게 전화를 했었다.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던 목소리로 책이야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녀는 그때 뮌헨에서 살고 있어 내가 가고자 하던 곳과는 꽤 거리가 있어 전화선을 통해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에 아쉬움을 달래었지만 참으로 특별한 추억이었다.
그후 그녀는 몇 권의 책을 더 펴내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자신이 만든 닥종이 인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나보다.
'사랑하는 손자 율리안과 율리안의 친구이기도 한 온 세상의 아이들에게'라는 앞표지의 글을 통해 그녀가 벌써 할머니가 되었나보다..... 생각해본다.
피아노 치기를 좋아하는 딩동댕 장이~ 아빠없이 과일가게를 하는 엄마랑 살고 있는 장이를 놀려대는 아이들. 장이는 그래서 속상하고 아이들과 다른 곱슬머리가 싫기만하다. 그러나, 달리아 꽃같은 아빠의 곱슬머리가 좋아서 결혼했다는 엄마에게서는 온갖 과일냄새가 퐁퐁 난다.
아이들처럼 쭉 펴질까 하여 빗고 또 빗어도 어느새 도르르 말려버리는 장이의 곱슬머리. 꿈속일까.... 장이는 바이얼린을 멋지게 연주하는 아름다운 곱슬머리 아빠를 만나 행복하기만 하다.
장이의 이야기를 보노라니, 결손가정 아이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아빠가 없거나 혹은 엄마가 없거나...... 또, 다문화 가정아이들의 이야기도 떠오른다. 아이들과 다른 자신의 외모때문에 몹시도 속상해 하고 서러워 하는......
무엇보다 큼직한 화면 가득 장이의 곱슬머리와 그림 곳곳에서 풍겨나는 빨간 빛깔이 한때 인상적이었던 김영희의 새빨간 립스틱과 까만 머리칼을 떠올리게 하여 왠지 작가의 독특함을 강렬하게 전해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