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이에게 처음어린이 2
이오덕 지음 / 처음주니어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말로만 전해듣던 이오덕 선생님의 시를 처음 만났다. 예쁜 그림과 함께 한 그림동시집. 

2003년 세상을 떠나셨다는 이오덕 선생님의 시집 <개구리 울던 마을> <탱자나무 울타리> <까만새>에 실린 시 중 42편을 가려 그림과 함께 엮어 새롭게 탄생한 '철이에게'란 제목이 아주 오래 전 '철수야 영이야~'하며 종알거리던 초등학교의 어린시절을 떠올려준다.

그래서일까......봄과 아침, 해와 눈, 풀밭과 산, 고추밭과 감자캐기를 그려내고 용이와 철이 그리고 다람쥐, 귀뚜라미에게 이야기하는 이오덕 선생님의 시 속에는 우리의 땅과 하늘, 흙냄새와 풍경이 담겨있다.

다슬기를 줍고 덜덜 떨며 돌아가는 길, 향긋한 쑥죽 한 그릇을 기대하는 마음에 나 또한 다슬기 줍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고, 집마다 감나무 서 있는 고향 같은 동네의 풍경엔 어린시절 할머니댁 키높은 감나무에서 잘 익은 감을 따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문득, 요즘 아이들은 이 시들을 읽으며 얼마나 공감할까 하는 의문이 슬며시 피어오른다. 

다행히 어린시절 흙냄새 풀냄새를 맡으며 해가 질무렵까지 동네를 무리지어 다니며 놀던 추억을 간직하는 나에게는 그리운 그때를 돌아보게 하지만 도심속 아스팔트와 더 가깝게 그리고 학교와 학원을 오가느라 하늘 한 번 제대로 올려다 볼 틈도 없이 바쁜 요즘의 아이들.

우리 땅과 하늘 그리고 그리운 나의 추억까지 오롯이 담긴 이 시들을 아직 어린 딸아이와 함께 읽고픈 마음이 생겨난다. 시 속에 피어오르는 나의 어린시절 추억을 딸아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프다.

이제 막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산들을 바라보며 딸아이와 함께 읊어보고픈 시 한 편,

<산을 바라보는 아이>

산을 바라보는 아이는
그 가슴에 커다란
바위가 있다.
바위 밑에는 맑은 샘물이
솟아나오는.

산을 바라보는 아이는
그 마음에 정정한
나무가 있다.
온갖 새들이 가지에 앉아
노래하고 있는.
 
산을 바라보는 아이는
떡 벌어진 어깨
확 트인 가슴
세상의 바람을 다 맞아도
끄떡도 않는다.

산같이 말이 없고
그 눈은 하늘빛
귀는 먼 바다의
파도 소리를 듣는다.

하늘에 안겨
온몸에 빛을 거느리고 있는
그 아이는
하늘 높이 솟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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