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의 역사 공부를 위해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곳곳을 돌아볼 수 있는 현장 체험을 위한 정보가 가득한 책자는 물론 아직은 실감나지 않을 오랜 과거의 흔적뿐일 '역사'를 쉽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부모인 입장에서야 구불구불 돌아가는 길보다는 잘 포장된 길로 쉽고 편안하게 가는 것이 백배는 더 좋을 것 같아 각종 사진 자료로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 된 역사서를 아이에게 내밀지만 열에 아홉은 아이들의 외면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아이들은 사실적인 정보가 빼곡한 알찬 책보다는 만화로 되어 있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로 달콤하게 포장된 책들을 더 잘 읽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일단은 내치지 않을 만화 형식의 역사서가 쉴새없이 쏟아져 나오고, 아이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는 상상과 허구가 적당히 배합된 판타지 형식이 또한 적지 않다. 이 책 역시 아이들의 심리를 잘 반영한듯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고슴도치 대작전'~ 얼마전 딸아이가 우연히 며칠 동안 고슴도치를 키우게 되었는데 결국은 나의 반대로 아쉬운 마음을 꾹 참고 고슴도치를 떠나보내야 했었다. 그 뒤로도 가끔 떠나보낸 고슴도치를 떠올리며 안타까워하는 딸아이때문에 더욱 나의 관심을 끌었었다. 정말 '고슴도치'를 찾아나서는 한바탕의 소동이 담긴 이야기로만 알았다가, 등장인물들의 설명을 읽고서야 이 책이 단순한 고슴도치 대작전이 아니라 삼국유사속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판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삼국유사라고 하니 초등생이 되기도 전에 딸아이를 위해 구입해서 읽고 또 읽었던 삼국유사를 떠올렸으나 그 책에는 이 책의 주요한 모티브가 된 도깨비 길달과 비형랑의 이야기가 없었던 것같아 책내용이 더욱 궁금했다. 1500년 전 신라의 화랑 비형랑에 의해 독충이 갇힌 고(蠱) 항아리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항아리 속에 갇혀있던 독충이 세상 밖으로 탈출하게 되는 이야기가 정말 침을 꿀꺽~ 삼키게 한다. 더구나, 사람의 몸속에 침투하여 힘을 키운 독충 고는 또 다른 숙주인 사람의 몸속으로 옮겨다는데 숙주인 사람은 서서히 죽어가는 상상만 해도 무서운 이야기에 두려움보다는 왠지 호기심이 바짝 일어난다. 세상 밖으로 탈출한 독충 고가 다시 사람들을 죽이고 세상을 파괴하기 전에 독충 고를 항아리 속에 가두어야 하는 것이 바로 '고슴도치 대작전'이다. 오래전 비형랑의 친구였던 도깨비 길달이 비형랑의 일곱 아이들의 학교에 엉뚱한 미술선생님으로 등장하는 것도 웃기지만, 독충 고가 과연 누구의 몸 속에 숨어 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과 예상치 못한 반전에 무한 상상이 펼쳐진다. 한 가지 <고슴도치 대작전>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것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등장인물 소개>코너에 아주 구체적으로 그려져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본문 속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점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책을 읽는 동안 끊임없이 상상케 한다. 비형랑의 일곱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며 독충 고를 다시 항아리속에 가두기 위한 한바탕 싸움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마침내 안도의 숨을 내쉬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흥미진진한 영화의 막이 내린듯하여 아쉬운 마음도 밀려온다. 오랜만에 삼국유사를 다시 빼어들게 한 <고슴도치 대작전> 2편을 벌써부터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