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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 나와 함께 흔들리고 나와 함께 웃어준
구사노 다키 지음, 고향옥 옮김 / 행간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간단 명료한 제목과 분홍빛 한가운데 소녀가 인상적인 표지가 나의 호기심을 마구마구 자극하는통에 꼭 읽고픈 마음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읽게된 <리본>. 리본... 참 예쁘고 설레게 하는 말인데, 아키가 들려주는 이야기에서는 훈장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탁구가 좋아 특별 활동 부서의 하나인 탁구부에 가입한 열다섯 살 아키이지만 주변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탁구보다 남자친구 만들기에 더 집중해 있다. 그런 현상은 탁구부에서만 그런 것은 아닌지 반아이들의 당연한 관심사인듯 이야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초등학교 아이들도 커플링을 하고(심지어 유치원 아이들조차도...) 고학년이나 중학교 아이들도 이성친구가 있는 것이 결코 낯선 풍경이 아니니 예전 나의 학창시절에 비하면 참 시간이 많이도 흘렀음을 새삼 실감한다.
이제 곧 중학 3학년이 되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아키의 이야기가 결코 남 이야기로만 다가오지 않는 것은 이제 곧 아키 무렵의 나이가 될 딸아이를 키우고 있기때문일 것이다.
주위 아이들의 관심에는 아랑곳않고 탁구에만 열중하던 아키. 쭈욱 복식조로 연습을 함께 해오던 미카의 배신과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조차 거두지 못한 아키에게 뾰족한 수라고는 도무지 없었다.
이렇다할 반응조차 변변치 않은 후지모토와 단짝 아닌 단짝이 된 아키의 마음은 심란하기만 하고, 우수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한동안 엄마의 자랑이었던 갑작스런 언니의 방황과 반항에 당황스럽기조차 하다.
한창 자신의 미래에 고민할 열다섯이란 나이. 아닌게 아니라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어 어느때보다 자신의 처지와 다음으로 자신이 나아가게 될 바로앞의 미래를 대면하게 되는 때가 아닐까......
그야말로 남은 인생의 나아갈 방향을 좌우하게 될 시기이니만큼 아키의 엄마나 이모 그리고 언니가 그랬듯 주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하지만 그것조차 부담이다. 오히려, 가만히 놓아두기를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 스스로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받는 스트레스에 하루하루가 버겁다.
매사에 남에게는 쓴소리 한 번 못하지만 아키와 언니에게는 냉정하도록 몰아부치는 엄마, 자매이면서도 다정다감한 구석이라고는 없는 것같은 이모, 탁구공을 주고받으며 같이 땀흘렸던 탁구부 아이들 그 누구도 아키가 느끼는 만큼의 미래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미래는 온전히 그 자신의 것이듯 말이다.
3학년 졸업반이 되도록 탁구대회에서 그럴싸한 성적도 내지 못하고, 성적 또한 아키가 가고픈 고등학교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섣불리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아키에게 훈장과도 같은 리본이 있었다.
아키가 들려주는 학교와 집 그리고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여 듣노라니 어느새 내 딸아이도 덜도 말고 더도 말고 딱 아키만큼만 씩씩하고 지혜롭게 열다섯이란 나이를 살아내었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들었다.
내 딸아이도 아키처럼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고 또 맞이하여 리본처럼 뿌듯한 훈장 하나쯤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