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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세상을 날다
소피 라구나 지음, 황보석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소년, 세상을 날다>라는 제목이 몹시도 나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였다. 나 역시 사춘기 이후 마음 한 구석에 '새가 되고 싶다....'는 '새가 되어 세상을 자유롭게 날고프다'는 생각을 품고 살아왔으니 말이다.
왜 새가 되어 날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 동기조차 희미하지만 어디든 훨훨~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달고 있는 새들이 왠지 부러웠다. 그래서 좋아하는 노래 가운데 하나도 '나는 한 마리 이름없는 새~'라는 노래이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할 때는 더욱더 이 노래와 함께 정말 새가 되고픈 간절함이 꿈틀대고는 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버드 (진짜 이름은 제임스 버델인데 제일 친한 친구, 마침내 그를 날게 한, 슈거가 붙여준 이름이다)는 열두 살의 소년으로 어릴 때 그와 그의 아빠를 떠나간 엄마를 기억조차 못하고, 친구라고는 같은 학교의 슈거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여덟 살 때 학예회 발표에 쓰일 물건을 구입하러 아빠와 함께 간 옵아트 상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AP 데이비스의 <새들: 들판의 안내자>라는 책은 그후 버드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아니 슈거가 붙여준 애칭(?)처럼 '버드(새)'는 그의 삶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매개체이다. 버드의 독백같은 이야기는 어김없이 <새들>과 연관되어 있다.
자동차를 수리하며 커다란 문신을 한 아빠와 씩씩하게 살고 있지만 버드의 마음 한 구석에는 떠나버린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떼어내지 못할 딱지처럼 들러붙어 있었던 것일까.... 학교에서는 열등생으로 선생님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그러나, 그의 둘도 없는 친구 슈거와 함께라면 버드는 마음껏 자유롭다. 슈거 엄마의 걱정스런 눈빛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그런 슈거가 어느날 8000Km나 떨어진 브룸으로 이사를 갈거라는 말에 몹시도 충격을 받은 버드. 슈거와 함께 한 낚시며 자전거 타기, 기차와의 경주 등등 슈거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듯 정신적 충격에 휩싸인 버드는 마침내 슈거와의 이별을 용납하지 못하고 그 자신이 블루마운틴을 찾아나선다. (물론, 처음엔 슈거와 함께 가려고 했지만...) 그가 애지중지하는 AP 데이비스의 <새들>을 보물처럼 챙겨들고......
물론, 열두 살 철없는(?) 소년 버드의 세상을 향한 비행은 어느 역에서 한바탕의 소동으로 끝이 나고, 그를 찾아나선 개리 삼촌들에 의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안타깝게도 그의 분신처럼 지니고 다니던 AP 데이비스의 <새들>을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단짝 친구 슈거와의 갑작스런 이별로 세상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것같은 막막함에 대한 버드의 대처는 오히려 그 자신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었다. AP 데이비스와 블루마운틴을 찾아서.......
결국, AP 데이비스도 블루마운틴도 만나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어느새 버드는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다. 슈거와의 이별에 곧 죽을 것 같던 절망은 새로운 만남으로 벅차 오르고, 그동안 몰랐던 아빠의 끈끈한 사랑을 말이다.
돌이켜 보건대, 주인공 버드처럼 이별을 감당 못 할만큼의 친구를 가져본 기억이 없는 나로서는, 어느새 버드와 같은 나이의 딸아이를 키우는 여태껏 그런 상실감으로 괴로워한 기억조차 없이 무덤덤하게 살아온 나의 삶에 비해 주인공 버드의 이야기는 무모하고 철딱서니 없다기보다 오히려 부럽기만 하다.
무엇엔가 홀딱 마음을 빼앗길 정도로 심취하고(친구 슈거나 새들에 푹~ 빠진 버드처럼) 또 자칫 무모할수도 있지만 새로운 것에 눈뜨는 극적인 반전이 있는 한때가 아쉽기만 하다.
어쨋든, 버드는 잃어버린 <새들>만큼이나 소중한 깨달음을 마음 한 켠에 가득 채워넣는 소중한 비행을 한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