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가 꿈꾸는 세상 레인보우 북클럽 6
카시미라 셰트 지음, 부희령 옮김, 최경원 그림 / 을파소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릴라가 꿈꾸는 세상'이란 제목과 더불어 앙다문 입매가 무언가 심상치 않은 내용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적어도 내게는.......

인도에서 최상의 카스트에 위치하고 있는 브라만으로 태어난 소녀 릴라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동안 알고 있던 인도에 대한 지식(지식이라고 할 것도 없는 아주 단순한 상식에 불과하지만...)이 얼마나 단편적인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한다.

과연 인도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기나 했던 것일까.......
열두 살에 어이없이 미망인이 된 소녀 릴라의 이야기를 통해 비로소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조금은 진지한 생각을 해본다.

인도 카스트 제도의 최상위 계급에 속한다고 알고 있던 브라만. 그래서 인도에서 브라만으로 태어나는 것 자체가 무한한 축복으로만 알았는데 릴라가 들려주는 인도는 터무니없는 관습에 얽매인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브라만이지만 그속엔 남자와 여자라는 또 다른 차별이 존재하고 있었다. 남자는 부인이 죽으면 몇번이나 새로 결혼을 할 수 있지만, 여자는 평생을 미망인으로 죄인처럼 사람들로부터 격리되어(처음 1년동안은 집안에서만 지내고, 그후에는 출입이 자유롭다하여도 정신적인 격리를 겪는 것 같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재수없는 사람, 불행스러운 존재로 취급당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두 살 때 약혼을 하고 아홉 살 때 결혼한 후 '아누'라는 의식을 치루면 남편 라만랄과 함께 살아갈 꿈에 한껏 부풀어 있던 열두 살의 소녀 릴라. 아름다운 팔찌와 눈부신 가그리 포울카와 사리와 표적같은 찬들로와 설레임으로 가득한 소녀 릴라의 꿈은 라만랄의 갑작스럽고도 어이없는 죽음(독사 칼로트르에게 물려)으로 하루아침에 그녀의 웃음과 희망, 아름다운 머리카락과 미래마저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리고, 남은 것이라고는 우울한 '미망인'으로의 추락이었다.

그러나, 추락하는 어린 미망인곁에는 동생의 꿈과 미래를 지켜주고자 하는 오빠 카누바이와 사비벤 선생님이 있었다. 더불어 영국의 통치에 항거하는 간디지의 저항 또한 운명처럼 때를 같이 하고 있다.

결국, 어린 미망인 릴라는 영국의 지배를 거부하는 간디지의 조용한 저항처럼 자신의 미래를 옭아매려는 어이없는 관습으로부터 벗어난다. 물론, 릴라의 용기를 부추겨준 오빠와 선생님 그리고 어쨌거나 그녀의 선택을 따라준 가족들의 동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득 릴라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렇다할 시련이나 어려움 없이 사는 것보다는 때로 좌절을 겪게하는 시련이 사람을 새롭게 성장시키고 도전케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온실속에서 곱게 자라난 꽃보다는 들판에서 비바람을 견디고 살아낸 야생화에 우리의 마음이 더욱 끌리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시련으로 단련된 사람에게 더 관대한 미래를 열어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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