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TV드라마에서 방영이 되는지 '일지매'의 이름을 간간이 듣던중에 읽게 된 책이어서 한편으로 반가웠다. 어려서부터 막연히 '일지매'란 이름만 들었던터라 그에 관한 이야기를 제대로 알게될 기회여서 더욱 반가웠다. 앞부분을 읽다보니 저절로 '홍길동'이 떠오른다. 허균의 <홍길동전>과 왠지 닮은듯한 구성이며 전개에 점점 '일지매'란 인물에 궁금증이 더해간다. 만화가 고우영에 의하여 고전을 각색하여 만화로 만들어졌다는 일지매는 그래서 '고우영 원작 동화'라는 표지의 문구가 이해되었다. 소설속 홍길동은 그래도 아버지와 생모와 함께 살다가 제 스스로 길을 떠나지만 일지매는 탄생과 함께 버려지는 그야말로 비운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의 이름 '일지매'에는 그를 낳자마자 내쫓기고 기생으로 살아가는 어린 생모가 그에게 남긴 유일한 증거와 더불어 추운 겨울을 견디고 따뜻한 봄을 누구보다 일찍 알리는 매화아래서 발견되었다는 깊은 뜻을 담고 있었다. 읽는 내내 교과서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던 홍길동과 자연스레 비교가 되며 과연 일지매는 우리의 역사에 어떻게 전해지고 있는지 알아보니 이야기속 시대와 달리 조선 순조때의 인물로 '도둑중에 협객'으로 스스로 자기의 표지를 매화 한 가지를 붉게 찍어놓아 혐의를 남에게 옮기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우영 원작의 이야기에는 조선 인조때를 배경으로 시대를 바꾸어 보다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끌어가기 위한 것임을 이해하게 된다. 아닌게 아니라, 이야기속 일지매는 우여곡절이 많은지 어려서 청나라에서 자라다가 자신이 조선인임을 알고 부모를 찾아 다시 조국으로 찾아오지만 그를 반겨주는 부모는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자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감으로 나름 의로운 도적이 되기를 바라지만 그것 역시 그의 빈마음을 채울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일지매란 한 인물의 비극적 탄생이 결코 개인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당시의 부조리와 함께 조선의 위태로운 시대적인 상황까지 고구마 줄기 엮어내듯 캐올려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가 역사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읽으며 아쉬운 점은 역사속 일지매에 대한 바른 정보를 책뒤에라도 실었으면 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