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름다운 친구야 책읽는 가족 24
원유순 지음, 양상용 그림 / 푸른책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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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 출간된 작품을 어린이들의 꾸준한 사랑으로 다시 펴낸다는 <지은이의 말>을 읽으며 작품에 대한 기대가 새록새록 피어났다. 

'문둥병' '한센병'을 주제로 한 이야기라는 소개에 또한 얼마전에 타계하신 이청준님의 '당신들의 천국'이 떠올라 사회의 편견으로 섬으로 추방당하듯 유배된 채 살아가는 그들만의 사회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가슴이 서늘해지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이미 읽었던 <까막눈 삼디기>나 <피양랭면집 명옥이> <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와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니 한편으로는 잔잔한 감동이 벌써부터 기대되었다.

첫페이지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길을 바삐 내닫는 아이의 그림이 펼쳐질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왠지모를 푸근함을 느끼게 하였다. 주인공 미우는 희망 농장에서 외모가 조금은 남다른듯한 할아버지,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두 누나와 살고 있는 4학년이다.

미우네 식구들뿐만 아니라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남다른 '희망'이 가득할 것 같은 '희망 농장'은 그러나 내일은커녕 오늘도 살아내기 힘든 한숨으로 가득차있다.

아무 것도 모른채 하나밖에 없는 친구삼아 의지하던 용호형네 식구마저 희망 농장을 떠나가고, 우연한 일로 자신이 '미감아'라는 사실을 알게된 미우. 결국엔 '문둥병' '한센병'을 알게 되고 그 작은 가슴으로 견디기엔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거대한 괴물과도 같이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순수하게 '희망'을 품고 할아버지의 푸근한 사랑과 가족들의 품안에서 곱게 자라던 미우가 겪었을 충격이란 감히 상상도 못하지만 (세상의 편견으로 인한 고통이나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한 탓에....), 그 작은 가슴에 몰아쳤을 충격으로 희망을 품고 모아두었던 돈까지 들고나와 학교에도 가지 않고 피씨방을 드나들며 시장을 방황하는 미우.

다행히 그곁에는 또다른 아픔을 간직한 정민이 따듯한 가슴으로 함께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처음엔 '한센병'을 잘 못 알고 미우를 멀리했던 다슬이와 반 친구들은 무지와 오해로 인한 편견이 '희망 농장'의 희망을 메마르게 하였음을 깨닫고 방황하던 미우를 다시금 반겨준다.

주인공 미우를 둘러싼 '한센병'으로 발생된 사건과 같은 이야기이지만, 미우뿐만 아니라 미우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엄마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며, 할아버지의 단짝이었던 꽁댕이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가슴 뭉클하게 다가왔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속엔 언제난 생각의 차이나 다름으로 벌어지는 문제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또 사라진다.

한때는 사회적인 편견으로 쫓겨나듯 그들만의 세계로 숨어들듯 사라진 한센병 환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과도 같은 미우의 이야기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피해자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있는 '왕따'와도 같은 심각한 병폐가 벌어지고 있는 오늘날을 살고 있는 내게 적잖은 울림을 주는 것은 역시나 함께 살아가는 마음이 절실하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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