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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와 밀루 ㅣ 책꾸러기 10
최영미 글, 김상희 그림 / 계수나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되는 거리의 우리동네에도 주말이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해서는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보았던 외국인 이주 노동자인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와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가까운 곳에 살고 있음을 알고 전화로 통화하고 그 아이가 읽을 만한 책들을 보내준 적이 있었다. 그 후 체류기간의 만료로 결국엔 부모를 따라 제 나라로 돌아갔다고 전해들었다.
그래서인지, 내게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 왠지 부모와 형제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 마음대로 만날 수도 없는 머나먼 이곳에서 이런저런 고생 또한 적지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더불어 안타깝고 짠한 마음이 밀려오기도 하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그네들과 말도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막연한 마음에 지나지 않을뿐이다. 솔직히 우리들과는 사뭇 다른 그네들의 외모에 가까이 다가오면 왠지모를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 이건 과연 무슨 마음이란 말인가??
이 책속의 주인공 연수 역시 나와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에 확실한 이유도 없이 미움도 아닌 알지 못할 거부감을 느끼는 것.
아마도, 오랜동안 같은 민족들로만 살아온 '우리'라는 뿌리 깊은 의식때문은 아닐까...생각해본다.
아무튼, 아빠의 전근으로 따라간 작고 초라한 학교에 실망한 연수는 그러나 처음으로 받아보는 열렬한 환영과 따스한 마음에 금새 불만조차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딱 하나 생긴 모습이며 하는 행동도 여느 아이들과 다른 밀루에게만은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게다가 연수라는 자신의 이름조차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연두라고 하니 말이다.
뚜렷한 원인도 없이 밀루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의 마음때문에 불편한 연수의 마음이 아마도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대부분 우리의 마음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학교에서처럼 연수의 학교 역시 이런저런 소동과 일이 일어나고 그 부대낌 속에서 밀루를 향한 불편한 연수의 마음은 차츰 풀어져나간다. 이유없이 싫었던 밀루의 외모며 행동보다 밀루의 마음을 들여다보게된 연수.
마침내 모두가 밀루를 따스한 마음으로 응원을 하는 장면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향한 우리의 마음도 어서 빨리 같아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들었다.
작가의 아들이 다니는 실제 학교를 배경으로 아이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파 책속의 인물들의 이름도 아이들의 실명으로 지었다는 작가의 말에 나 역시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여서인지 참 멋지고 부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더구나, 점차 외국인 노동자들이며 다문화 가정이 늘어가고 있어 언젠가는 '우리'라는 범주에 의식속에 자연스레 포함되어야 할 그들의 이야기를 따스하게 담아내고 있어 더 의미있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뒷부분에 실려있는 실제 아이들의 모습이 이야기속의 감동에 살짝 부러움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