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러와 오도 - 먀오족의 콩쥐팥쥐 이야기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9
이영경 글.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먀오족의 콩쥐팥쥐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오러와 오도>를 읽으며 잔잔하게 귓가에 들려오는듯한 이야기와 은은한 그림이 참 잘 어우러져 저절로 감상에 빠져들었다.

굳이 '먀오족의 콩쥐팥쥐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리지 않았어도, 오러와 오도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느새 우리의 전래동화 콩쥐팥쥐가 생각나고 명작동화 신데렐라가 떠올랐다. 보다 신기한 것은 우리의 콩쥐팥쥐처럼 자매의 이름이 묘하게도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착한 아가씨 오러는 당연히 우리의 콩쥐처럼 고약한 새엄마가 시키는 대로 온종일 집안일을 하고 팥쥐같은 동생 오도는 하는 일없이 빈둥거리며 무엇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다.

콩쥐팥쥐의 원님생일대신 꽃춤놀이에 가지 못해 밭에서 슬퍼하는 오러 앞에 홀연히 나타난 물소마저도 콩쥐팥쥐 이야기와 어찌나 흡사한지...... 상처입은 물소를 치료해주고 멋진 뿔까지 빌려 꽃춤놀이에 나선 오러는 곱디고운 한복을 입은 콩쥐처럼 먀오족의 전통복식 차림이 예쁘기만 하다. 생황을 부는 샤오나 앞에서 수줍은듯 멋진 춤을 추는 오러의 볼이 어느새 발그레 물이 들었다.

물소에게 빌린 뿔을 돌려주기 위해 달려가는 오러를 뒤쫓아 오던 샤오나는 오도를 따라 집으로 오고 새엄마는 신이 나서 호들갑을 떨어댄다.

우리의 콩쥐팥쥐와 다른 점이 눈에 띄는데 다름아닌 샤오나의 역할이었다. 콩쥐팥쥐에서는 그저 꽃신의 주인인 콩쥐를 찾아 결혼하는 것이 전부로 그다지 큰 역할이 없는 원님의 아들에 비해 샤오나는 새엄마와 오도의 계략을 눈치채고 오러를 구해내기(?) 위해 조용하지만 적극적인 행동으로 기지를 발휘하여 마침내는 오러와 함께 떠나오는 것이었다.

결국 마음씨 착한 오러는 샤오나와 행복을 찾아 떠나고 못된 새엄마와 오도는 여전히 따분한 일상에 투덜대며 살아가는 것이었다.

이야기의 뒤에 이 이야기의 바탕이 된 먀오족의 <오러와 샤오나>이야기와 더불어 같은 유형의 이야기로 가장 오래된 중국의 <섭한>과 우리의 <콩쥐팥쥐> 그리고 서양의 <신데렐라>의 공통점도 짚어주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어느 민족에게나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잔잔한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는 오러와 샤오나의 지혜와 재치에 박수를 보내고픈 마음조차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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