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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조막손
선천성사지장애아부모회 지음, 고향옥 옮김, 노베 아키코 외 그림 / 우리교육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기분좋은 모습으로 두 손을 주머니에 푹 찔러넣은 모습의 삿짱이 퍽이나 귀엽다. 그러나, 유치원 제비꽃반에서 소꿉놀이를 하며 엄마 역할을 해보고픈 삿짱에게 아이들이 내던지는 한마디는 '손가락 없는 엄마가 어딨어!'
그 순간 마리한테 덤벼드는 삿짱의 모습은 더없이 사납기만 하다. 가방도 모자도 내팽개둔 채 달려가는 삿짱의 오른손엔 과연 손가락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삿짱에겐 자신의 다른 모습으로 인한 세상의 싸늘한 시선을 처음 느끼는 커다란 사건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런 삿짱을 엄마와 아빠는 어떻게 감싸주었을까........
노여움에 가득찬 삿짱에게 엄마는 처음엔 엄마 뱃속에 있던 작은 씨앗이었던 삿짱이 알 수 없는 상처로 손가락이 생겨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삿짱이 이해하지 못하자 언제까지나 손은 똑같은 모습일 거라며 일말의 미련을 남기려하지 않는다. 그래도 삿짱의 손까지도 소중하단다.
그날 밤 목욕을 하다말고 거울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삿짱의 모습이 정말 가슴 한 구석이 찌르르하게 느껴진다. 삿짱은 과연 엄마의 말을 이해하고 있을까...... 며칠동안 유치원도 가지않고 혼자서 곰돌이 인형과 놀고 있는 삿짱의 모습이 아마도 속으로 꾹꾹 다독거리는 것만 같아서 더욱 짠하게 다가왔다.
동생이 태어나던 날 삿짱의 손을 잡고 집으로 걷던 아빠는 손가락이 없어도 엄마가 될 수 있냐는 삿짱의 질문에 누구보다 훌륭한 엄마가 될 수 있다며, 삿짱의 손에서 신기한 힘이 전해오는 것이 마법의 손이라고 한다. 그 한마디가 삿짱의 어두운 마음에 한줄기 빛이 되었던 것일까....... 어느새 삿짱은 예전의 모습으로, 밝은 표정을 되찾고 있었다.
자신만이 가진 마법의 손으로 더욱더 자신만만해진 삿짱이 누구보다 높이 올라가고 있다.
처음 삿짱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희망을 품고 더욱 활기차게 일상으로 돌아온 삿짱의 모습이 더없이 다행스러웠다. 다름을 특별함이라는 희망을 갖게한 아빠의 모습도 좋기만 하였다.
한편으로는 다름을 그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특별함으로 포장하여야만 하는 현실이 갑갑하게 느껴졌다. 당장에는 아빠의 한마디로 특별한 희망을 품은 삿짱이 하늘을 날듯 가슴이 부풀겠지만 또 어느 순간엔 펑~하고 터질 것만 같은 일상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기에 말이다.
그래서일까? 처음엔 기쁘게 다가왔던 '마법의' 조막손이 한시적인 꿈으로만 느껴져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또 삿짱 힘내~ 라고 마냥 응원하기에 현실은 생각처럼 품어주지 않기에 말이다.
그래도 '삿짱 마법을 믿어!'라고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