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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아, 내 외침을 들어라! ㅣ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8
밀드레드 테일러 지음, 이루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내내 몇번이나 앞표지의 그림을 보고 또 보고하였다.
표지 가득 당찬 표정을 하고 있는 주인공 캐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시시때때로 가슴 한구석을 찌르르하게 찔러댄 탓일까.......
저자 밀드레드 D. 테일러의 또다른 작품 <대지여 꿈을 노래하라>에서 인종차별로 인한 유색인 폴의 성장을 통해 의지로도 결코 넘을 수없는 가혹한 현실과 그럼에도불구하고 꺾일줄 모르는 폴의 집념이 보여주는 인간의 의지를 읽으며 가슴뭉클했던 감동이 아직도 남아서인지 당찬 소녀 캐시가 폴을 떠오르게하였다.
인종차별의 종지부가 될 것만 같던 남북전쟁에서 북군의 승리는 캐시를 비롯한 당시 흑인들에게 아직은 현실로 느끼기엔 멀기만 하다.
아직은 백인들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땅 한 조각 가지지 못해 이른바 소작을 하는 흑인들과 달리 캐시의 할아버지가 구입한 땅이 있어 그나마 겉으로는 백인들과 다를 것없어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더욱 두려운 백인들의 화풀이와 같은 횡포는 미개한 동물들보다도 더 잔인하게 다가왔다.
땅을 가진 덕분에, 그리고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엄마의 조심스런 보살핌으로 아직은 집밖의 냉혹한 현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오빠 스테이시와 캐시 그리고 동생들.
나이를 먹고 철이 들어가고 생각이 깊어지는 만큼 보이는 것도 판단하는 것도 커지는 탓일까......캐시는 어느새 마주치는 현실 하나하나가 머릿속의 생각과는 달리 공평하지도 정당하지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임을 알기시작한다.
백인 아이들이 보고 또 보아서 마치 걸레조각이 된듯한 헌 책들을 은혜로운 선물인양 감사히 받으라는 학교측의 태도나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릴리안 진에게 알 수없는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나 흰 피부를 가진 마을사람들이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대하며 같은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잔인함을 서슴치않는 행동과 같은 것들이 하나둘 커가는 캐시에게 감지되기 시작한다.
어린 캐시에게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바깥 세상의 두려운 현실에 당당히 그리고 용감히 맞서고자하는 아버지와 삼촌, 모리슨씨의 모습은 점점더 명확하게 현실을 마주하게 하는 것 같다.
단순히 백인들의 인종차별이나 그에 맞선 흑인들의 저항이라는 주제로 단정하기엔 캐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 사실적이고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
언제나 그렇듯 흑인이면서 자신의 삶을 백인의 그것과 동일시하고픈 욕망으로 어긋난 길을 가려는 이웃소년 티제이에게 닥친 위험은 캐시의 가족에게도 공포를 불러오고, 불안을 떨치고픈 캐시의 외침은 때마침 들려오는 천둥소리에 전해져 아슬아슬하게 일순간의 공포를 잠재우는듯하다.
아직도 인간의 피부색은 온전히 자유롭지 못함을 문득문득 일깨우는 기사거리의 등장이 떠올라 어디엔가 있을 오늘날의 캐시들에게 과연 천둥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