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받아들고 표지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웃음부터 흘러나왔다. 까무잡잡, 오동통통한 뺨이 하나같은 아이들이 눈사람을 가운데 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요즘처럼 폭염이 한창인 여름날씨에 잠시나마 한겨울의 추위가 곁에 있는듯 시원하다. 온종일 내린 눈으로 눈사람을 만드는 형과 아우의 모습과 구석구석 집안 풍경이 나의 어린시절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한다. 그림책의 집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할머니댁에도 겨울마다 눈이 참 많이도 왔었다. 아침에 문을 열고 나가면 마당을 하얗게 덮고 있는 눈을 보면 어느새 입이 함지박만하게 벌어지고 감나무며 지붕위에 쌓여있는 눈조차 반갑기만 했었다. 아침밥도 먹기전에 옷을 차려입고 부지런을 떨며 마당을 덮고 있는 눈을 쓸어모아 조그만 손안에서 꽁꽁 눈을 다져가며 동그랗게 만들어 조금 단단해졌다싶으면 마당 한구석에 내려놓고 눈밭에 굴리기 시작한다. 그러면 조금씩 눈덩이가 커지고 커지던 만큼 마당은 어느새 하얀 이불을 걷어내고 있었다. 장갑도 끼지않아 바알갛게 얼어버린 손으로 어설프게 눈사람을 만들어놓고 아침밥을 먹고 나오면 어느새 하늘위에서 내리 쬐는 햇살에 흥건히 땀을 흘리고 서있는 눈사람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어쩌지 못했었다. 그런 어린시절의 기억 한 조각을 생생하게 떠올려주는 책속의 아이들이며 눈사람이며 풍경이 사무치게 정겨워 다시 그 시절로 가고픈 마음이 간절해진다. 물론, 요즘의 겨울에도 눈사람을 만드는 것은 여전한데 사뭇 달라진 삶의 풍경때문일까.......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나와는 달리 딸아이는 신기한 모습의 인형들에게 더 마음을 빼앗기는 눈치이다. 밖에서 형과 아우가 눈사람을 만드는 동안 방안에서는 이불을 꿰매고 있는 엄마와 어린 여동생의 모습과 함께 방안 풍경이 어찌나 정겨운지....... 30년 가까이 인형을 만들며 살고 있다는 부부의 제작후기조차도 이야기의 한토막으로 소중하게 다가온다. 아......벌써부터 올겨울 눈사람 만들 생각에 한여름의 더위가 어느새 저만큼 물러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