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눈물 파랑새 청소년문학 5
안 로르 봉두 지음, 이주영 옮김 / 파랑새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 그대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살인자의 모습이 책을 다 읽고난 내게는 더이상 끔찍한 살인자의 모습이 아니라 뒤늦게 삶을, 인간적인 사랑을 깨달은 후회와 회환 가득한 연약한 인간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누구도 결코 '우연히' 그곳에 발 들인 적없는, 칠레의 최남단 끄트머리에 위치한 한 오두막에서 시작된 이야기. 과학자나 지질학자, 천문학자 등과 같이 특별한 목적을 지니고 칠레의 최남단을 찾는 이들뿐만 아니라 시인이나 떠돌이 상인에게조차 황량한 들판에 서있는 초라한 오두막은 신기한 발견이기조차 하였다.

그야말로 외부와의 단절과도 같은 오두막에 살고 있는 폴로베르도 부부와 그의 아들 파올로. 그들은 순박하다기보다는 철저히 원시같고 무지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게다가 유일한 아들에게 결코 고의적이지도 않지만 방치한 것같은 모습의 폴로베르도 부부의 육아(?)로 인하여 파올로는 오히려 동물적인 모습으로 그려져있다.

아무튼, 우연히 아니 충분히 고의적으로 이 황량한 오두막에 찾아든 한 남자. 그가 바로 표지의 주인공인 살인자 안젤이다. 세상에서의 용서받지 못할 살인죄를 저지르고 은신처 삼아 찾아든 이곳에서 그는 또 한 번의 살인을 저지른다. 바로 폴로베드로 부부를 인저사정없이 해치워버린 것이다.

그리고 시작된 묘한 동거. 부모를 죽인 살인자와 자신이 죽인 부부의 유일한 아들은 그렇게 아무도 찾은 이 없는 오두막에서 살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인정사정 없는 것같은 살인자 안젤은 파올로를 왜 죽이지 않았을까....하는 의문도 들지만 어쩌면 일부러 은신처 삼아 찾아온 이곳에서 세상과의 단절에 문득 두려움을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추측도 해본다. 게다가 파올로는 자신의 부모의 끔찍한 죽음에도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고, 또 자신의 나이조차 제대로 모르는 것이 살인자 안젤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존을 위한 고독과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존재로서의 관계로 보이는 이들에게 찾아든 방문객 루이스. 그 역시 자신의 삶을 어찌할 줄 몰라 대책없이 이곳으로 찾아든 외로운 도피자였다.

처음 불청객같은 루이스로부터 파올로를 지키기 위해 안젤은 또 한 번의 살인의 유혹에 한동안 시달리지만 어느 순간 함께 파올로를 지켜주며 동거하게 된다.

황량하고 척박한 땅에서 더이상 먹을 것을 기대할 수 없어 장터로의 여행을 시작한 세 사람. 그 길은 결코 세 사람 모두에게 처음 길을 떠나던 기대와 같은 희망 가득한 여행이 아니었다. 결국, 크고 작은 사건들 앞에 세 사람의 삶은 제각각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모습을 드러내고, 그들이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 또한 또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도망치던 안젤과 파올로가 숲속에서 만난 벌목꾼 리카르도였다. 숲에서 나무들을 벌목하며 길고 긴 시간을 살아오며 나름대로 삶을 자신하던 그조차 결국은 자신의 죽음조차 내다보지 못하는 인간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파올로로 인하여 자신조차 모르던 내면의 인간성을 뒤늦게 깨달은 안젤은 마지막 리카르도의 나무로 만든 교수대에서 처형을 당하는 아이러니같은 이야기에 가슴이 찌르르하였다.

다시 삶을 시작한 파올로의 끝이야기는 정말 칠레의 최남단에 거친 바닷바람에 끄덕않고 서있을 그 오두막에 찾아가보고픈 마음이 일었다. 물론, 예고없이 가는 것보다는 파올로의 아내이자 우체국 직원인 테루사에게 살짝~ 방문편지라도 띄우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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