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형 새똥 맞았다
김용택 엮음, 덕치초교 어린이들 시.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부터 빙그레 웃음을 짓게 만드는 '우리 형 새똥 맞았다'란다.
오래전 새똥을 맞은 기억이 있는 나는 어슴푸레 즐겁지 않던 새똥에 대한 추억이 새삼 떠오르며, 새똥을 맞은 '우리 형'의 기분 또한 알 것 같아 왠지 모를 동질감마저 느껴본다.

이미 잘 알려진 섬진강가 덕치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며 순수한 아이들의 생활모습을 담은 솔직한 아이들의 시를 위하여 노력하는 김용택 시인의 모습이 보이는듯하여 아이들의 시속에 풍덩~ 빠져들 수 있었다.

아이들의 시 속에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섬진강변의 흙냄새, 소똥냄새, 풀냄새들이 담겨있고, 형제자매들이랑 아웅다웅 살아가는 이야기도 담겨있고, 밭일로 들일로 뙤약볕에서 하루종일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아빠의 생활모습도 들어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못생긴' 동시를 읽다보면 하하하~ 웃음도 나고, 코끝이 시큰해지기도 한다. 

 '시'라기보다는 정말 솔직한 그대로의 이야기에 얼마나 수긍이 가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이불때문에 형아와 싸우다가 엄마가 오면 해결되기도 하지만, 엄마의 매를 맞고도 말을 안 들으면 그 다음엔 아빠의 회초리를 맞고서야 울면서 잠을 잔다는 아이의 시에 그 풍경이 눈앞에 그려져 어느새 웃음이 나온다.

정말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꼭! 맞고서야 눈물을 흘리고 잠이 들 때가 있으니 말이다. 그런 풍경을 꾸밈없이 그려낸 아이의 시에 커다란 감동이 아닌 '정말~ 그렇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즐거운 웃음을 쏟아낸다.
아이들의 동시 하나하나에 문득 김용택 시인의 노력이 온전히 전해오는듯하다. 

어릴적 나의 모습도 생각나게 하고 지금 딸아이의 마음도 짚어보게 하는, 꾸밈없이 거짓없이 그려내는 아이들의 동시에 어떤 시인의 싯구절보다도 나의 마음을 순수하게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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