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빙화 카르페디엠 2
중자오정 지음, 김은신 옮김 / 양철북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하여 땅을 기름지게 만들어 다른 식물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로빙화'. 그 로빙화가 피어난 차밭은 결코 아름답거나 낭만적인 풍경을 의미하는 곳이 아님을.......

일 년 동안의 요양생활을 마치고 초등학교에 임시 미술교사를 맡게 된 곽운천의 눈에 띈 3학년 고아명의 그림. 부모는 물론이고 여태껏 아명의 소질을 눈치채지 못한 학교선생님들의 눈에는 한낱 이해못할 어린아이의 낙서같은 그림을 천재적인 감각과 재능이 뿜어져나오는 작품임을 한눈에 알아본 곽운천 선생과 천재 화가 소년 고아명의 이야기가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이야기이다.

 '가난'이라는 거대한 괴물앞에서 자식에 대한 관심은커녕 자식이 가진 재능조차에도 눈돌릴 틈이 없는 아버지는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그리고, 아파서 고통으로 죽어가는 자식을 두고도 숙명이니 운명이니 하며 무력하기만 한 부모는 어찌 그리도 어리석은지...... 못 배우고 가진 것 없는 불쌍한 존재로서의 부모가 아닌 한낱 어리석고 답답한 아명의 부모.

 나 역시 딸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고보니 자식에게 부모는 숙명이나 운명을 거슬러서라도 가능한 미래를 꿈꾸게 해주어야 함을 절실하게 느끼는 요즘이다.

아명이 허무하게 죽어간 어린 천재화가여서도 아니고, 그저 어린 아이라고 하여도 허망하게 죽을 수밖에 없었던 그 이유에 너무나 화가 나기때문이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어린 화가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곽운천 선생이었지만, 모순과 탐욕으로 자칫 사장될지도 모를 어린 아명을 남겨둔 채 힘없이 밀려나는 모습엔 또 어찌나 실망이 크던지......

 무엇보다 순수한 아이들을 올바르게 인도하여 무한한 꿈을 꾸며 자신의 미래를 열어가도록 도와주어야 할 학교에서 제각각 제 밥그릇 챙기며 욕심 채우기에 급급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크게 다를 것없는 요즘 우리의 학교 현실이 떠올라 씁쓸하기만 하였다.

 땅을 기름지게 함에도 불구하고 흙속의 영양분을 고갈시킨다고 잘못 알려진 로빙화의 속성처럼 그 순수한 천재성을 철저히 외면한 인간들을 무시라도 하는듯 너무도 일찍 저버린 아명. 문득 그 천진함이 그려진 그림이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