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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로 걷는 우리아빠 - 장애인은 불쌍한 사람인가요? ㅣ 파랑새 인성학교 3
모르간 다비드 글 그림, 이재현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비록 두 다리가 멀쩡한 아빠라도 어디 몸이라도 아프다면 아이들에게는 기가 꺾이고 마음에 슬픔이 가득할 것이다.
나 역시 어릴적 회사에 다니시던 아버지가 손을 다쳐 며칠 동안 집에 누워계셨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집안의 분위기는 어딘지 어둡고 착 가라앉은 것이 마음조차 우울했었다. 이유는 생각나지 않지만, 자리에 누워있는 아버지 곁에 누워서 울었던 기억이 가끔 나고는 한다.
아마도, 집안의 가장 어른이고 기둥인 아버지의 무기력한 모습에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밀려오는 걱정과 두려움이 어린 나를 울게 하였는지도 모르겠다.
자동차 사고를 당한 뒤로 장애인이 된 소피의 아빠는 더이상 걸을 수 없게 되었고 마침내는 커다란 바퀴가 달린 휠체어로 다리를 대신한다.
경사진 오르막길을 힘겹게 바퀴를 굴리는 소피의 아빠는 그렇게 소피를 학교까지 배웅한다. 오늘도 즐겁게, 공부 열심히 하라는 인사를 남기고 뒤돌아서는 아빠의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비록 두 다리를 쓸 수 없는 장애를 가졌지만 어린 소피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그대로인 소피의 아빠. 그런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 고맙다면 높이 손을 흔드는 소피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런 아름다운 부녀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장애인이 된 아빠의 모습을 보고 놀려대기 시작한다. 장애인, 병신이라고......
그러나, 주인공 소피는 결코 실망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천둥같은 소리로 외친다. 단지 교통사고로 걸을 수 없게 되어 바퀴에 의존하게 된 것이 뭐 그리 우습냐고........
브라보~ 소피!
정말 당당한 소피의 모습이 어쩜 그리 예쁜지.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아빠와 함께 놀지도 못할 것이라는 친구의 염려에 오히려 아빠와 함께 있는 것이 즐겁다며,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가 한두 가지가 아니란다.
아빠처럼 바퀴가 달린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엄마와 소피, 밤이면 재미있는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오히려 행복한 가족이 된다.
어쩌면 크게 실망하고 슬퍼해야 할 아빠의 장애에도 오히려 밝고 행복한 소피의 가족들. 그 모습에 비록 신체적인 장애가 없어도 아이들과의 놀이는 커녕 마음조차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을 모르는 무심한 요즘의 아빠들. 문득 그런 아빠들의 마음속 어딘가에 혹시나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불편한 몸으로 커다란 바퀴를 굴리며 소피를 배웅하는 소피 아빠의 모습이 몹시도 가슴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