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의 서슬퍼런 눈빛앞에 잔뜩 겁을 집어먹은 호랑이의 표지그림이 아주 예쁘다는 첫인상을 담고 넘긴 표지 안쪽에는 할머니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조르는 아이와 할머니의 문에 비친 그림자가 몹시도 정겹다. 참으로 독특한 구성과 재미난 그림에 보고 또 보게 되는 이야기이다. 기존의 호랑이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소재로 이렇게 기발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기만 하다. 호랑이땅에 사는 우리 민족이어서 그런지 유난히 옛이야기에는 호랑이가 많이도 등장한다. 가끔은 무시무시한 호랑이로 또 때로는 어리석은 호랑이로 이야기마다 등장해 어린 아이들은 어느새 옛이야기하면 호랑이부터 떠올리고는 한다. 그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호랑이를 같은 호랑이로 삼은 이 이야기는 나쁜 호랑이를 잡아간 저승사자와 그 호랑이를 심판하는 저승대왕들은 호랑이를 죄의 무게만큼 혹독한 지옥으로 내친다. 호랑이를 따라 돌아보는 지옥 곳곳의 모습도 볼만하거니와 곳곳의 지옥에서 살아생전 죄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는 옛이야기속의 심보 고약한 인물들을 발견하고는 반가움과 고소함을 더해준다. 여러 지옥을 돌아보는 동안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는 호랑이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한 저승대왕들. 다시 호랑이로 태어난 호랑이~ 얼마의 시간의 흐른뒤 다시 저승사자에게 끌려간 호랑이는 또 한 번 저승대왕들 앞에서 지난 삶을 돌아보는데, 다행히 새로운 삶을 착하게 살아낸 호랑이는 드디어 사람으로 태어나는 심판을 받는다. 호랑이에서 새로이 막 태어난 갓난아기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떠오른다. 다시 태어난 호랑이가 자신이라는 아이의 말 또한 이야기만큼 깜찍하다.